[경상매일신문=신일권기자]문화재청은 조선 중종대 계회 그림 `독서당계회도`를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13일 밝혔다. `독서당계회도`는 조선 중종대인 1516~1530년 독서당에서 사가독서를 했던 현직 관료들의 모임을 기념해 그린 작품이다. 지난해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미국에서 환수했다.족자 한 폭에 꾸며진 이 그림은 화면 맨 위에 `독서당계회도(讀書堂契會圖)`라는 제목이 한자 대표 서체인 전서체로 적혀 있다. 가운데 그림은 지금의 동호대교 북단 근처인 두모포 일대의 자연 풍광과 사가독서 공간이었던 독서당, 사가독서했던 주인공들이 한강에서 뱃놀이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다.화면 아래 좌목에는 계회 참석자 12명의 명단이 보이는데 참가자의 호, 이름, 자, 본관, 생년, 사가독서 연도, 과거 급제 연도, 부친이나 형제 등의 인적사항 등이 정자로 해서체로 기록되어 있다.문화재청은 "먹을 위주로 묘사한 산수는 조선 전기 화가 안견의 화풍을 추종한 산수화 유파인 안견파의 화풍을 잘 보여준다"며 "멀리 있는 산은 남동석을 원료로 한 석청 안료를 사용해 짙은 청색으로 표현한 조선 전기의 귀중한 예"라고 설명했다.
사가독서는 조선시대 젊고 유능한 문신을 선발해 휴가를 줘 공무 대신 학문에 전념하도록 했던 인재양성책으로 세종 때 처음 시행됐다. 이후 존폐를 거듭하다 중종이 재개했다. 처음 시행됐을 때는 자택에서 독서하도록 했다가 성종 때 전용공간으로 마포에 남호독서당, 중종 때 두모포에 동호독서당 등이 마련됐다. 계회는 과거시험 합격 동기 나 같은 관청에 함께 근무한 동료들 모임이다. 이 그림 하단에 행사 순서 등을 적은 좌목(座目)에 언급된 인물들의 관직을 조선왕조실록과 각종 문집에서 확인한 결과, 이 그림에 묘사된 계회는 1531년경에 열린 것으로 여겨져 이 그림도 당시 그려진 것으로 추정된다.문화재청은 "이미 보물로 지정된 계회도 13점과 비교해 두 번째로 제작된 작품이지만, 후대 제작된 계회도의 전형적인 형식인 상단 표제·중단 그림·하단 좌목 형태로는 제작시기가 가장 앞서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상상 속 이상적 풍경을 그린 그림이자 조선 초기에 성행한 관념산수화와는 다르게 실제 한강 주변의 풍경을 그린 실경산수화의 시원 양식을 유추케 한다는 점 등에서 역사적, 미술사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