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일권기자]대구 주택시장은 대규모 입주 물량이 예정되는 등 분양시장 부진 흐름이 지속되며 당분간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에 따라 추가적인 주택가격 하락 속도가 일부 완화할 여지는 있다.9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최근 대구지역 주택시장 동향 및 리스크 점검’에 따르면 2020년 하반기 이후 대구지역 주택매매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다가 2021년 11월 이후 하락 전환했다.2021년 11월부터 2023년 1월까지 10.7% 하락했고 전국 평균 5.2% 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주요 광역시·도 중 세종시를 제외하고는 매매가격 하락세가 가장 뚜렷했다.미분양 물량은 주요 광역시도중 최대 수준이다. 2023년 1월 말 기준 누적 1만3565가구이며 전국 7만5359가구 중 18%를 차지했다. 주요 광역시중 가장 낮은 아파트 경매낙찰가율을 기록하는 등 주택매수심리 또한 매우 저조한 모습이다.대구지역 주택시장은 향후 대규모 입주 물량이 예정된 데다 지난해 대형 건설사의 주요단지 청약결과가 매우 저조하게 나타나는 등 분양시장 부진흐름이 지속되며 당분간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분양 물량은 2023년에는 역대 최대인 3만6059가구, 2024년에는 2만1670가구가 각각 예정됐다. 2013부터 2022년까지 평균 분양 물량은 1만6428가구였다. 다만 2024년 이후에는 건설경기 부진으로 인한 건설사의 신규주택사업 추진 감소와 대구시의 신규주택건설사업 승인 보류 정책 등으로 인해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전국 시공능력 평가 100위 이내 건설기업 중 최근 대구 부동산 경기 상황을 대체로 잘 반영하는 대구지역 건설사 두 곳의 주요 재무지표인 유동비율, 부채비율, 영업이익률은 21년 중반 이후 악화되는 추세다.이들 기업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1년 4분기 이후 악화됐다. 2022년 들어 미청구공사와 공사미수금이 큰 폭 증가하며 향후에도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주요 건설사의 부채비율, 당기순이익, 현금흐름 등 주요 재무지표를 살펴본 결과 부동산 경기 부진에 따라 일부 건설사의 신용위험이 다소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금융기관들의 대출 관리 노력 등을 감안할 때 대구지역 금융기관의 잠재 리스크는 단시일 내 현재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전국 평균보다 높은 연체율을 기록하는 등 타지역에 비해서는 취약성이 다소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최근 수년간 대구 소재 저축은행 및 농협조합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국대비 높은 수준을 보여왔으나 저축은행은 21년 하반기 이후 하락 추세다. 농협조합은 2020년 이후 하락하다가 2022년 들어 소폭 상승했다. 지역 내 새마을금고 102곳의 연체율은 2022년 6월 말 기준 전년동기대비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인 1.66%를 유지했다.대구지역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2022년 하반기 들어 소폭 상승하며 전국 연체율을 다소 상회하고 있지만 아직은 코로나19 이전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다.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대구지역 분양시장 침체가 심화될 경우 관련 PF대출 유동화증권의 부실위험이 높아지면서 PF-ABCP 시장 전체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아울러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는 주택시장 심리 개선 등을 통해 추가적인 주택가격 하락 속도를 일부 완화시킬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