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도도새가 울고 바람에 가지들이 휘어진다새가 울었을 뿐인데 숲이 다 흔들 한다알을 깨고 한 세계가 터지려나보다너는 알지 몰라태어나려는 자는 무엇을 펼쳐서 한 세계를 받는다는 것두근거리는 두려움이 너의 세계라는 것생각해야 되겠지일과 일에 거침이 없다면 모퉁이도 없겠지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건 사는 일이라고저 나무들도 잎잎이 나부낀다어제는 내가 나무의 말을 들었지사람은 나뭇잎과도 같은 것잎새 한자리도 안 잊어버리려고감미로운 숲의 무관심을 향하여 새들은 우는 거지알겠지 지금무엇이 너를 눈뜨게 하고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사는 일’이라는 말. 고개를 끄덕인다. 새로운 세계로 날아가기 위하여 그 알을 깨트리는 아픔과 두려움을 이겨내야만 한다는 것. 새로이 태어나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면, 태어나려는 자는 두려움을 감수해야만 한다. 새들이 우는 것은 나뭇잎들을 나부끼게 하기 위해서다. 나뭇잎이 흔들리면 벌레들이 움직인다. 벌레들이 움직이면 땅이 움직인다. 땅이 움직이면 우주가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렇듯 우주 만물은 연결고리로 이어져 있다. 도도새의 울음은 한 세계의 탄생을 알리는 것이고 하나의 탄생은 또 다른 탄생을 예고한다. 새로운 세계를 열어 간다. 우주의 알레고리를 나뭇잎의 흔들림으로부터 부여 받는다. 새로운 어느 세계든 가고자한 해도 도전에는 저항이 따른다. 온갖 질시와 짓밟힘이 도사리고 있다. 내 뜻대로 펼쳐주지는 않는다. 만만치 않다. 도처에 있는 저항을 피해 갈 수 없다면 깨부셔 버리거나 아니면 타협해야 한다. 어떤 타협을 하건 딱 한 가지, 자신의 자아를 스스로 손상하지 않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 자신의 자존감을 버리면 자신을 모두 무너뜨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육체가 다치더라도 정신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명예에 일시적인 흠이 가더라도 자신이 추구하는 바를 버리지는 않아야 태어날 수 있다. 자신만의 탑을 쌓는다는 것은 상처받고 훼손당하고 깎이면서 버틸 수 있는 그 무언가의 심지를 키워간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내 자아’를 지킨다는 것이다. 얼마나 귀중한 일인가. 또 하나의 세계에 눈뜨는 시간. 지금! <수필가 박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