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일권기자] 시비 4억 들인 `포항국제사진제`가 졸속이라는 혹평과 함께 시민혈세만 낭비했다는 지적이다.`포항국제사진제`는 지난 1월 19일부터 1월 30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및 문화예술팩토리에서 열렸다. 포항문화재단 포항국제사진제 추진목적에는 “‘Shooting Pohang 포항을 찍어라’를 주제로, 국제사진 공모전 및 전시를 통해 문화도시 포항의 아름다움을 찾고 확인하고, 그 결과물을 세계인과 공유한다. ‘오직, 포항’만 찍어 전시하는 국제 사진제로, 포항의 여러 시각적인 이미지를 공유한 도시 브랜드 자산가치 향상 및 긍정 이미지 상승을 유도 한다”고 되어 있다. 또한 축제 주제도 “‘Shooting Pohang 포항을 찍어라’, 전 세계 사진가들에게 ‘Shooting Pohang 이라는 타이틀로 오직 포항만을 찍게 하여 그 결과물로 공모전 및 전시진행”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면서 “포항국제사진제는 세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하나의 도시를 기반으로 하는 국제사진제로, 포항의 아름다움과 포항의 이야기를 담는 축제”라며 “눈여겨 봐야 할 감상 포인트는 ‘이방인의 시선’이다. ‘포항’이라는 도시를 해석하는데 있어 이방인의 시각과 현지인의 시각 차이를 비교하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작업"이라고 소개했다.하지만 정작 전시된 작품들은 이러한 전시 추진목적과 주제와는 거리가 상당히 멀어 보였다. 작가 J씨의 작품은 “문화도시 포항의 아름다움을 찾고 확인하고 그 결과물을 세계인과 공유한다”는 전시 추진목적과는 거리가 먼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관련 작품들을 전시했다.(작품 ‘PHibc 221204-1 2022’ 외 )          또한 프랑스 작가 P씨는 “‘오직, 포항’만 찍어 전시하는 국제사진제”라는 전시 추진목적과는 거리가 먼 자기나라 ‘프랑스 도시모습’관련 작품들을 전시했다. 더군다나 이 작가의 작품은 시간과 장소가 “2022년 포항”이 아닌 2010, 2014, 2015년 등 기존에 있던 작품들을 전시했다.(작품 ‘In Situ 2010’, ‘Terrain meuble 2014’, ‘Copie-Colle 2015’ 외 )                  이에 대해 사진협회 회원인 K씨는 “주제에 공감 못한다. 포항이라는 주제가 있으면 주제에 맞는 작품을 전시해야 하는 것은 기본 상식이다. 시간과 주제가 맞지 않은 작품은 전시하지 않아야 한다”면서 “외국 작가들이 포항의 정체성을 알면 얼마나 안다고 이렇게 큰 금액을 들여 국제사진전을 연다는 것이 이해 안 간다”고 말했다. 작가이자 평론가인 Y교수는 “전시의 주제와 목적에 맞게 전시하는 것은 전시의 가장 기본이다”며 “전시작 또한 전반적으로 수준이하의 작품들로 포항의 아름다움과 정체성을 얼마나 드러낼 수 있었는지 매우 의문이다”고 평가했다. 전시회라면 응당 있어야할 전시도록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작품을 감상하러 온 한 시민은 “감상자들에게 작품 안내를 위해 도록을 제작하는 것은 기본이다. 4억이라는 큰돈을 들인 전시가 도록도 없다니 이해할 수 없다. 예산은 다 어디에 썼는지 모르겠다. 감사를 해서 철저히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냈다.이에 대해 포항국제사진제 관계자는 “프랑스 작가 P씨는 코로나 상황이라 포항에 오지 못해서 프랑스 도시모습 관련 작품을 전시하게 됐다”며 “도록은 보관용이다. 작품만 보면 된다”고 다소 이해할 수 없는 해명을 했다. 이에 반해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오픈하고 보니 도록이 없었다. 수상작들의 원본파일을 받아보니 작년 작품이 아닌 그 이전의 작품들이 많아서 탈락시키고 재심사를 하였다. 그 과정에서 시간이 촉박하여 도록제작을 하지 못했다”고 실수를 인정했다. 이번 포항국제사진제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 역시 졸속이라는 혹평이 대부분을 이루었다. 사진작가 K씨는 “국제사진전이라는 이름에 맞지 않게 초라하기 짝이 없다. 1년 준비한 것 치고는 졸속이다”고 평했다. SNS에 J씨는 “포항문화예술회관에 전시 중인 포항국제사진전 관람기 참 사진인으로 부끄럽고 울고 싶습니다!”라고 혹평했다. 또한 L씨는 “왜 제가 다 부끄럽죠? ㅠㅠ 문화적 고립감에 탁상공론에 가슴 아픈 행정의 무심함 ㅠㅠ”이라고 적었다.   포항시는 이번 포항국제사진제에서 전시 추진목적, 주제와 거리가 먼 작품들을 전시하게 된 경위와 큰 돈을 들인 전시가 도록조차 없는 점 등 4억 시민혈세가 규정에 맞게 정확하게 사용되었는지 철저히 따져봐야 할 것이다. 게다가 전시 한 번에 4억을 들인 것이 과연 합당한 것인지, 포항의 아름다움과 정체성을 드러내는데 굳이 ‘국제’라는 전시명을 내세워야하는지, ‘국제’라는 형식에 맞추기 위해 외국인 작가를 초청하여 수준이하의 작품을 전시해야하는지도 재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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