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새 양철 지붕 위로 쏟아지는 쇠못이여쇠못 같은 빗줄기여내 어린 날 지새우던 한밤이 아니래도 놀다 가거라잔디 위에 흐느끼는 쇠못 같은 빗줄기여니 맘 내 다 안다/ 니맘 내 다 안다내 어린 날 첫사랑 몸져눕던 담요 짝 잔디밭에 가서잠시 놀다 오너라집집의 어두운 문간에서/ 낙숫물 소리로 흐느끼는니맘 내 니맘 내 자알 안다니맘 내 자알 안다둘풀밭에 떨어지면풀들과 친해지는 물방울같이그대와 나는 친해졌나니머언 산 바라보며우리는 노오란 저녁해를 서로 나누어 가졌나니//오늘 먼 산 바라보며내가 찾아가는 곳은 그대의 무덤빈 하늘 가득히 비가 몰려와눈알을 매웁게 하나니셋바람이여 네가/ 웃으며내게 달려왔을 때/ 나무는가장 깊숙한 빈터에서/ 흡족한 얼굴을 밝힌다//바람이여 네 지순한 손길이/ 내 몸을 열어놓을 때나는 낮은 움직임/ 바다 밑으로 손을 펴눈먼 이의 눈먼 가슴을 더욱 가라앉힌다~중략~(넷부터는 금요일에 실림)<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시인의 ‘비를 바라보는 일곱 가지 마음의 형태’ 는 특별하다. ‘하나’는 빗줄기가‘ 쇠못’같이 아프게 상처를 준 첫사랑이며 둘’은 ‘그대의 무덤에 내리는 매운 빗방울이고 ’셋‘은 ’눈먼 이의 눈먼 가슴‘에 바람처럼 다가온 빗줄기인 것이다.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비의 형태가 달라진다. 시인의 사유가 깊다. 빗줄기가 마냥 물방울만은 아닌 것이다. 빗줄기 안에는 아픔과 설렘과 아름다움이 녹아 있음을 풀어낸 시를 되짚어 본다.<박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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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境의 아침>비를 바라보는 일곱 가지 마음의 형태/조정..
오피니언

<詩境의 아침>비를 바라보는 일곱 가지 마음의 형태/조정권

경상매일신문 기자 gsm333@hanmail.net 입력 2023/02/01 21:30

하나
새 양철 지붕 위로 쏟아지는 쇠못이여
쇠못 같은 빗줄기여
내 어린 날 지새우던 한밤이 아니래도 놀다 가거라

잔디 위에 흐느끼는 쇠못 같은 빗줄기여
니 맘 내 다 안다/ 니맘 내 다 안다
내 어린 날 첫사랑 몸져눕던 담요 짝 잔디밭에 가서
잠시 놀다 오너라
집집의 어두운 문간에서/ 낙숫물 소리로 흐느끼는
니맘 내 니맘 내 자알 안다
니맘 내 자알 안다


풀밭에 떨어지면
풀들과 친해지는 물방울같이
그대와 나는 친해졌나니
머언 산 바라보며
우리는 노오란 저녁해를 서로 나누어 가졌나니//
오늘 먼 산 바라보며
내가 찾아가는 곳은 그대의 무덤
빈 하늘 가득히 비가 몰려와
눈알을 매웁게 하나니


바람이여 네가/ 웃으며
내게 달려왔을 때/ 나무는
가장 깊숙한 빈터에서/ 흡족한 얼굴을 밝힌다//
바람이여 네 지순한 손길이/ 내 몸을 열어놓을 때
나는 낮은 움직임/ 바다 밑으로 손을 펴
눈먼 이의 눈먼 가슴을 더욱 가라앉힌다
~중략~(넷부터는 금요일에 실림)

<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박모니카 수필가

시인의 ‘비를 바라보는 일곱 가지 마음의 형태’ 는 특별하다. ‘하나’는 빗줄기가‘ 쇠못’같이 아프게 상처를 준 첫사랑이며 둘’은 ‘그대의 무덤에 내리는 매운 빗방울이고 ’셋‘은 ’눈먼 이의 눈먼 가슴‘에 바람처럼 다가온 빗줄기인 것이다.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비의 형태가 달라진다. 시인의 사유가 깊다. 빗줄기가 마냥 물방울만은 아닌 것이다. 빗줄기 안에는 아픔과 설렘과 아름다움이 녹아 있음을 풀어낸 시를 되짚어 본다.<박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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