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새 양철 지붕 위로 쏟아지는 쇠못이여
쇠못 같은 빗줄기여
내 어린 날 지새우던 한밤이 아니래도 놀다 가거라
잔디 위에 흐느끼는 쇠못 같은 빗줄기여
니 맘 내 다 안다/ 니맘 내 다 안다
내 어린 날 첫사랑 몸져눕던 담요 짝 잔디밭에 가서
잠시 놀다 오너라
집집의 어두운 문간에서/ 낙숫물 소리로 흐느끼는
니맘 내 니맘 내 자알 안다
니맘 내 자알 안다
둘
풀밭에 떨어지면
풀들과 친해지는 물방울같이
그대와 나는 친해졌나니
머언 산 바라보며
우리는 노오란 저녁해를 서로 나누어 가졌나니//
오늘 먼 산 바라보며
내가 찾아가는 곳은 그대의 무덤
빈 하늘 가득히 비가 몰려와
눈알을 매웁게 하나니
셋
바람이여 네가/ 웃으며
내게 달려왔을 때/ 나무는
가장 깊숙한 빈터에서/ 흡족한 얼굴을 밝힌다//
바람이여 네 지순한 손길이/ 내 몸을 열어놓을 때
나는 낮은 움직임/ 바다 밑으로 손을 펴
눈먼 이의 눈먼 가슴을 더욱 가라앉힌다
~중략~(넷부터는 금요일에 실림)
<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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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모니카 수필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