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설날은 어머니가 빚어주셨다밤새도록 자지 않고눈 오는 소리를 흰 떡으로 빚으시는어머니 곁에서나는 애기까치가 되어 날아올랐다빨간 화롯불 가에서내 꿈은 달아오르고밖에는 그해의 가장 아름다운 눈이 내렸다매화꽃이 눈 속에서 날리는어머니의 나라어머니가 이고 오신 하늘 한 자락에누이는 동백꽃 수를 놓았다섣달 그믐날 어머니의 도마 위에산은 내려와서 산나물로 엎드리고바다는 올라와서 비늘을 털었다어머니가 밤새도록 빚어놓은새해 아침 하늘 위에내가 날린 방패연이 날아오르고어머니는 햇살로내 연실을 끌어올려 주셨다<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2023년 1월 22일은 음력설날이다. 음력 초하루 ‘설’은 정초(正初), 세수(歲首), 세초(歲初), 세시(歲時),원일(元日), 원단(元旦), 정조(正朝), 연두(年頭), 연시(年始), 연수(年首)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어릴 적 설날은 어머니가 빚어주신 음식으로부터 시작된 듯하다. 어머니의 간절한 염원이 들어 있는 맛깔스런 음식은 어머니의 노고가 가득하다. 웃어른들을 모시는 제사상을 차리면서 들이는 정성이 자손들에게 번영을 줍시사 하는 염원이 실려 있음을 가족은 모두 알고 있었다. 제사의 절차는 제주가 향을 피우는 강신이 첫 번째고 가족이 모두 절을 하는 참신이 두 번 째며, 술을 붓고 젓가락을 음식 위에 놓은 후 제주가 두 번 절하는 초헌이 세 번 째다. 그 다음은 축문을 읽는 독축이 있고 제주의 부인이 술을 올리는 아헌이 있다. 그 후 종헌, 삽시정저라는 유식이 있고 합문이 있으며, 숭늉을 올리는 헌다가 있다. 지방과 축문을 불사르는 사신의 순서 후에 제사 음식을 물리는 철상을 하고 모두 모여 음복을 하면 끝이 난다. 웃어른에 대한 예를 지키는 우리민족은 참 품격이 있다. 가꿔 나가야 할 귀중한 풍속이다.밤 새워 음식 장만해 주시던 어머니 곁에 앉아 하나씩 집어주시던 맛깔난 음식마다 햇살이 비췄음을 이제야 안다. 음력설이 의미있는 것은 가족이라는 ‘축복’이 있어서였음을…<박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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