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실례지만 이 자리는 제가 잠시 맡아 두고 다녀 온 곳입니다.” “아저씨. 아무리 그렇지만 제가 30분도 더 서 있었는데 안 오시다가 갑자기 늦게 나타나서 자리를 비켜달라시면 어떻게 해요?” 포항사랑 상품권이 배부되는 첫 날 문도 채 열지 않고 있는 영업점에서 앞에서 생긴 작은 소동이었다. 개점 한 시간 전부터 미리 와서 농협 앞을 지키고 있던 이 날은 때 마침 추위가 아주 심한 날이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두꺼운 옷을 입고 와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우스갯소리로 한국인은 빈 자리위에 놓인 금품은 관심도 없고 그보다는 비어있는 자리를 더 선호하며 노린다는 이야기도 있다. 번호표로 작은 자리싸움이 났다.조금 뒤 직원으로 보이는 분이 나와 번호표를 나누어준다. 오늘 중으로만 오시면 상품권 교환이 가능하다니 앞줄에 서 계신 몇 분은 번호표만 받고 가버렸다. 일찍 와서 줄 까지 섰는데 창구에서 상품권이 다 소모되면 그 대기 번호표는 소용도 없을 텐데, 대기 번호 순서가 아닌 상품권 번호표 유무로 교환을 해주니 이렇게 가버리면 일찍 나와 앞줄에 기다린 것이 헛수고가 될 수도 있다. 온 김에 바꾸어 가면 될 텐데 번호표를 확보했다는 안심과 함께 아침 식사라도 하러 가셨는지 떠나 버렸다, 뒷줄에 계시는 분들은 이미 그 분을 용서하신 듯하다. 번호표만 받고 사라지셨으니, 자신이 떠나지 않고 순서를 기다리면 자신의 번호가 우선된다.은행에서도 이런 일은 흔히 있다. 번호표를 뽑고는 마트에서 장을 본다. 그 후 은행 창구에 와서 자신의 번호가 지나쳤다 하며 창구에서 기다리는 사람을 외면하고 용무를 보는 경우다. 어느 선까지 사회적으로 관용이 가능할까? 지나간 번호표로 나중에 다시 온 사람의 이기심일까? 아니면 그 정도의 여유는 사회적으로 용납이 되어야 하는 걸까? 2000년대를 살면서 우리가 선진국이 되었음을 느끼지만, 아직 개선되어야 할 점들이 보인다. 금융기관 앞에 무질서하게 주차된 차들로 인하여 해당 아파트 입주민의 출, 퇴근을 방해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불법 주정차를 하신 분은 잠시 주차 중인데 너무 각박하다고 느낄 수 있다.그렇지만, 편도 1차선인 도로에서 양측에서 주차를 해 버리면 그 사이로 출근하는 차량과 아파트로 들어가려는 차들이 엉켜 난장판이 된다. 또한 좁은 골목길에서 두 대의 차량이 마주하면 한국인들은 거의 차량을 먼저 밀어 넣고 본다. 두 대의 차가 진퇴양난이 되거나 아니면 아슬아슬하게 교차하며 많은 시간을 허비한다. 자신이 뒤로 조금 양보하며 한 대를 보내고 원활하게 길을 터서 가면 될 텐데, 정서상 그것이 참으로 어려운가 보다. 일본에서 본 시민들은 누구라도 먼저 앞에 진행하는 차량을 보면 서로 멈추고 상대부터 통과시키는 것을 본다. 서로 얽히지 않는 양보의 행위로 시간적, 운전 정서상 서로를 배려하는 것이다. 대기 줄과 불법 주차의 혼잡함이 벌어진 곳은 포항시에서 설맞이 포항사랑 상품권을 특별 할인판매 하는 장소였다. 모처럼 설을 맞아 상품권을 10% 씩 할인한다는 소식으로 상품권을 교체하려는 인파들이 모여들었다. 초기에 할인율 10%에서 5%로 줄어들었다가 이번에 특별할인 판매로 설맞이 포항사랑 상품권을 2023년 1월 10일부터 자금 소진 시까지 판매를 행사한다는 것이었다. 상품권이 종이로 발행되는 지류 형과 카드로 충전을 해서 재사용할 수 있는 카드형이 있다. 이중에서 지류 형은 400억 원, 카드형은 200억 원어치 각 농협, 새마을 금고, 신협과 대구은행 등 166개 금융기관을 통해 판매를 시작했다.개인 할인 구매 한도가 지류 형과 카드형을 통합하여 월 50만 원 등 총 600만원 이내로 변경되었다. 카드형은 모바일 앱을 통해 충전하여 사용할 수가 있다. 면 소재 금융기관에서는 지역민에 한해, 실 거주민 확인 후 구매가 가능하다. 그리고 대구은행 영업점 14곳에서도 충전이 가능하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포항사랑 상품권의 가맹점이 무척이나 많아 소상공인의 매출액 증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며, 지역민에게 포항사랑 상품권의 인기가 높다. 이것은 포항의 자금이 역외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하고 관내 유통을 증가시켜 소 상공인을 위시하여 시민들의 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되는 모범사례이다.음식점이나 동네슈퍼, 전통시장 그리고 카페나 학원 등 상당히 많은 곳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혹은 본사가 포항이 아닌 일부 프렌차이즈 직영점, 온라인 쇼핑몰 등은 사용이 제한된다. 포항시민들은 상품권이나 카드를 이용하여 구입해서 사용할 시 5~10%의 할인을 받을 수 있고, 연말정산 시 소득공제 30% 의 이익이 발생하고 포항지역 내 지역민들을 도울 수가 있다. 가맹점 역시 매출 증대와 함께 카드 가맹점 같은 수수료를 절감하여 지역민들에게 편리하고 경제적으로 물품과 용역을 제공할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다.이렇게 좋은 취지로 시행되는 포항사랑 상품권을 더욱 사랑해 주었으면 한다. 다만 사람이 모이는 곳에서는 자신의 욕심, 아주 작을지 모르지만 이기심을 살짝 내려놓고 불편하더라도 양보하는 배려의 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 함께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한 <포항사랑 상품권>처럼 우리들의 삶과 행복은 증대되고 욕심은 내려가는 선진 도시 포항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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