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여 년 전 한국에 유학을 온 프랑스 학생들이 한국의 음식문화라는 주제로 수업을 하면서 개고기를 직접 먹고 토론하는 모습이 방영되었는데 일부 학생은 집에 있는 애완견이 생각난다며 쳐다보지도 않았고 다른 학생들은 생각보다 맛있고 괜찮다며 갈비를 뜯듯이 맛있게 먹었다. 개고기를 시식한 후 학생들은 프랑스 여배우 브리짓 바르도의 발언을 비판하며 문화는 상대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의 시골집에서 볼 수 있듯이 마당에 개를 풀어놓고 길렀고 설화에도 개가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과거의 개는 무엇보다 육류가 부족했던 조상들에게 단백질 섭취를 도와주는 식용으로써 길러졌다, 노약자나 해산한 여인들의 몸보신용이던 것이다. 농경 문화권에서의 전통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에도 삼복이라 하여 여름에 주로 개고기를 먹는 사람이 많은데 개 애호가가 많은 유럽에서는 이를 보고 야만 행위라 하여 월드컵 같은 국제 행사 한국 유치에 반대하기도 했다. 최근 국민 10명 중 7명이 개를 식용으로 사육·도살·판매하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는 데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단법인 동물복지연구소 어웨어는 지난 5일 `2022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를 발표했다.조사에 따르면 개를 식용으로 사육·도살·판매하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는 것에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그렇다(42.0%), 그렇다(30.8%) 등 동의하는 비율이 72.8%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94.2%가 지난 1년간 개고기를 먹은 경험이 없으며, 88.6%는 향후 개고기를 먹을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가구의 비율은 36.2%였다. 직전 해 같은 조사(23.9%)보다 12.3%포인트 증가했다. 동물을 키우는 돌봄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도 높아졌다. `물, 사료 등 최소한의 조건을 제공하지 않고 동물을 사육하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91.2%로 직전 조사보다 3.6%포인트 높아졌다.다친 동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행위, 짧은 줄에 묶거나 좁은 공간에 가두는 행위 등을 금지해야 한다는 비율도 각각 88.0%, 86.1%로 3%포인트 이상 증가했다.전체 응답자의 96.4%는 반려동물 소유자의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등록된 동물의 정보를 정기적으로 갱신하는 제도에 동의했다. 또 민법을 개정해 동물과 물건의 법적 지위를 구분하는 데 찬성하는 비율은 응답자의 94.3%로 조사됐다.과거에 비해 우리나라가 잘살게 되면서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매년 성장하는데 현행 제도는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먹고살기가 어려워 영양식으로 단백질 섭취를 도와주는 식용으로 개고기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이제는 이를 대용할 다양한 육식이 넘쳐나고 있다. 사람과 가족처럼 지내는 반려견으로 자리 잡은 지금까지도 식용견으로 사용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식용견 사육·도살 법으로 금지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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