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축구를 한다. 훈련이 끝나고 날씨가 나빠 축구를 못할 때는 옆 동료와 축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홀로 남아 그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때는 축구에 대해 생각을 한다.” 지난해 한국시간 12월 30일, 82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난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가 평소 하던 말이다. 그가 축구에 대해 어떠한 자세와 마음을 가졌는지, 그리고 살아온 그의 머나먼 인생이 어땠는지를 잘 보여준다, 그는 축구를 위해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진정한 축구인이었다. 지구촌 큰 잔치인 ‘월드컵’ 우승 시 가슴에 다는 별처럼 그는 위대하고 영원한 별이 되어 사람들의 가슴에 묻혔다. 한때는 사람들 사이에서 아르헨티나의 축구 전설이던 디에고 마라도나와 역대 최고 선수 논쟁도 있었지만, 오히려 한 세대 앞의 축구인인 아르헨티나의 ‘알프레도’를 칭하며 자신들보다 위대하다고 자신을 낮추었다. 그가 왜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평가받는지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습이었다. 한때는 우리 국민 사이에서도 브라질 하면 펠레, 펠레 하면 브라질이라는 공식으로 알고 있을 만큼 압도적인 축구선수였다. 소싯적 길거리 전파상 앞에서 흑백 TV로 축구 중계로 그를 지켜볼 수 있던 호사를 누렸으니, 그와 더 함께 공감하며 한 시대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그의 축구 인생이 어떠했는지 그가 수상한 흔적만 봐도 화려하다. 1959년 127 골로 한 해 최다득점도 했고, FIFA 월드컵 최연소 득점과 월드컵 통산 최다 우승 3회, 그해 월드컵 최연소 해트트릭, 최연소 우승, 최연소 신인상을 받았던 그해, 약관 17세였다. 그리고 그의 위대한 영향력은 각 언론지에도 언급되었다. BBC 올해의 운동선수, 올해의 해외 스포츠 스타, 평생 공로상, 로이터의 20세기 대표운동선수, 브라질과 미국 축구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그 외에도 1997년 외국인 대상, 대영제국 훈장 2등급 명예장을 받았다. 그가 얼마나 위대한 축구선수였는지 동시대를 살아온 사람들에게는 부언이 필요 없다.지금도 늘 월드컵에서 노란색과 파란색 운동복을 입고 있는 브라질 선수단을 우승 순위 1위 후보로 말하는 게 전혀 이상하지 않다. 이 모든 기반을 만들고 다진 선수의 대표 격인 선수가 바로 ‘펠레’가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 2년간의 노환과 병마는 축구 영웅도 비켜 가지는 않았다. 펠레의 건강 상태에 관한 말은 이미 2015년부터 나왔다. 노환과 각종 수술의 후유증으로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았고, 2020년에는 대장암 진단도 받았다. 이후 통원 치료로 항암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찾아가다 최근 갑자기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그의 마지막인 카타르 월드컵 이후 임종이 임박했다는 소견이 나오며 그는 세상을 떠났다.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한 아르헨티나의 전설 ‘리오넬 메시’는 펠레에게 평안히 “쉬십시오(Descanasa en Paz).”라며 고인을 추모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프랑스의 킬리앙 음바페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축구왕이 우리 곁을 떠났다. 그러나 그의 업적은 영원할 것이다.”라며 그의 명복을 빌었다. 그 외에도 네이마르, 레반도프스키 등 많은 축구선수가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명복을 빌었다. 생전 그의 어록은 인터넷에서 많이 회자 되고 있다. “베토벤이 음악을 위해 태어났고, 미켈란젤로가 미술을 위해 태어난 것처럼 나는 축구를 위해 태어났다.” 그의 축구에 대한 자부심이 담긴 어록이 아닐 수 없다.그리고 인생을 살며 용기를 북돋우는 발언도 많이 있었다. 1970년 멕시코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인생에서 1,000골 이상을 득점했지만, 사람들은 골을 넣지 못한 한 장면에 대해서만 말한다.”라고 말했다. 이는 부정적인 비난보다는 그 반대편에 공존하는 장점과 칭찬을 아끼지 말라는 의미로 다가왔다. 또한 그는 “가난에서 어린이를 구하는 것이 월드컵 결승전에서 골을 넣는 것보다 기분 좋은 일이다.”라며 가진 자와 쥔 자들이 힘겨움에 처한 불우한 아이들을 구제하자는 발언으로 좋은 영향력을 행사했다.축구에서 끊임없이 연습하고, 대화하고, 생각하는 축구인이 세상에 남긴 삶의 지혜에 고마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최근에 자기 죽음에 대비해 암시하는 듯한 어록도 있었다. “펠레는 죽지 않는다.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 죽을 평범한 사람이고 서서히 사람들에게서 잊혀질 것이다.” 그는 우연히 세계 최고의 축구왕이 된 것이 아니다. 엄청난 노력과 인내, 학습, 열정, 패배 후 슬퍼하기보다 경기에서 이기지 못한 이유를 생각하고 분석하며 축구를 접하는 그의 인생관이 그를 전설로 만들어 준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마지막 눈을 감으며 자기 딸에게 남긴 어록도 펠레다운 명언이었다.“사랑하고, 사랑하라. 영원히” 그가 이 세상에 나와 마지막으로 남기고 간 발언이다. 힘겹고 어려운 세상살이에 찌던 모든 사람에게 그가 남긴 그의 마지막 어록이 특히 가슴에 와닿는다. 동시대를 함께한 축구 황제 펠레의 명복을 빌어본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