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내 인생이 적혀 있는 책이었다. 어디서 구입했는지누가 선물했는지꿈속의 우체통에서 꺼냈는지나는 내일의 내가 이미 씌어 있는 것을 보고 그것을 따라살아갔다.일을 했다.드디어 외로워져서밤마다 색인을 했다. 모든 명사들을 동사들을 부사들을 차례로 건너가서늙어버린 당신을 만나고오래되고 난해한 문장에 대해 긴 이야기를우리가 이것들을 해독하지 못하는 이유는 영영눈이 내리고 있기 때문너무 많은 글자가 허공에 겹쳐 있기 때문당신이 뜻하는 바가 무한히 늘어나는 것을 지옥이라고 불렀다.수만 명이 겹쳐 써서 새까만 표지 같은 것을 당신이라고당신의 표정당신의 농담당신이 나를 바라보는 이상한 꿈을 지나서페이지를 열 때마다 닫히는 것이 있었다. 어떤 문장에서도꺼내어지지 않는 것이 있었다.당신은 토씨 하나 덧붙일 수 없도록 완성되었지만눈 내리는 밤이란 목차가 없고제목이 없고결론은 사라진나는 혼자 서가에 꽂혀 있었다. 누가 골목에 내놓았는지꿈속의 우체통에 버렸는지눈송이 하나가 내리다가 멈춘딱한 문장에서<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당신은 토씨 하나 덧붙일 수 없도록 완성’되어있으나 그래도, 한 문장’ 만 더 들어가면 완벽했다. ‘눈송이 하나가 내리다가 멈춘 딱 한 문장’그것은 ‘당신의 눈부처’ -였다.<박모니카>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