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항상 정해진 시간을 둘로 쪼개
날마다 아픔을 하늘에 걸어둔다불꽃축제처럼 흩어진 상념들그 끝자락만큼이나 긴 여운은모닥불 피워 차지 않은 달을 채우고떠나는 새들의 날개 위에 외로움으로 얹힌다지는 것이란 얼마나 가슴 메는 일인가날마다 드리워진 얼굴이 다르듯너와의 만남도 약속이 아닌운명의 시위 속에 맞추어 있음을찔레꽃 붉게 필 때부터 알았다이제 어디쯤 가야 너에게 닿을 수 있을까가늠하기조차 힘든 풍향 속에돌아가기에는 너무도 먼 길가슴속 그려놓은 만월조차 그물에 걸려아픈 자국 얼룩으로 남았는데그 어디에목젖으로 삼키며 부르던 그리움바람을 잡고 거뜬히 들풀로 일어나가난한 내 영혼에 불을 지피어선혈이 낭자하게 움트는 여명으로너를 다시 데려 갈 수는 없을까<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며칠 전부터 바람이 몹시 세찹다.옷깃을 여미고 밤길을 거닐 때면 ‘목젖으로 삼키며 부르던 그리움’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누군가에게로 향하는 마음일 텐데 딱히 지칭하기가 어렵다. 가슴 뜨거웠던 첫사랑의 여운도 사라진지 오래고 늘 곁에 있는 한 사람은 더욱 아닐 텐데 누구일까, 곰곰 생각해 보게 된다. 퍼즐을 맞춰 나가듯 한 사람씩 떠올려 본다. 그러다가 생각의 발걸음이 딱 멈춘 한 사람이 있었다. 어머니였다. 나에게는 그리움의 뭉치, 일상에서는 잊고 있다가 춥고 외로울 때면 가슴 한 복판을 채운다. 여기서 시인의 ‘어디쯤 가야 너에게 닿을 수 있을까’라는 표현으로 보면 시인의 ‘너’는 쉽게 만날 수 없는 사람으로 여겨진다. 어쩌면 ‘돌아가기에는 너무도 먼 길’을 떠난 사람인 것이다. ‘만남도 약속이 아닌 운명‘이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영혼에 불을 지피어‘ 다시 데려 가고 싶은 사람임에 틀림없다. 다시 살아나는 ’노을 빛‘ 같은 마음이 스며드는 듯하다.<박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