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는 단기간에 발생하는 것이 아닌 장기간에 걸쳐서 점진적으로 기온이 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기온이 상승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극단적인 기상이변이 나타난다. 그로 인하여 엄청난 피해를 일으키는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그 피해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작년 겨울부터 금년 봄까지 영남지역은 50년 만에 장기간 비가 내리지 않아 산불이 급증하였다. 늦여름이 되어서는 경북 포항 등 일부 지역에 태풍 힌남노로 인한 홍수가 발생했고, 늦가을에는 가뭄이 발생하여 호남지역에 제한 급수를 하였다. 특히, 기후변화는 산림분야에 더욱 드라마틱한 변화와 위협을 가져오고 있다. 높아진 기온 탓에 식생이 변하고 있으며, 각종 산림재난들이 맹수처럼 자연환경과 생활터전을 위협하고 있다. 2019년 6월 호주에서 발생한 검은여름 산불(Black Summer Bushfire)은 다음해인 2020년 2월까지 산불이 지속되었다. 우리나라 전체 산림의 40%에 해당하는 240만 헥타르의 산림이 불탔으며, 사망자 33명, 이재민 450여명이 발생하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특히 호주에서 서식하고 있는 코알라 총 8만여 마리중에서 6만 4천마리가 피해를 입는 등 총 30억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호주 기상청에 따르면 산불 원인은 2019년 전세계적으로 1961년에서 1990년까지 기후변화로 인해 연평균기온과 비교하여 0.8도가 높았고, 호주의 강수량이 연평균 대비하여 11.7%에 불과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도 올해 유례가 없을 정도로 총 11건의 대형산불이 발생하였다. 그 중 울진·삼척산불은 213시간 동안 지속되면서 단일 산불로 역대 최장시간 지속된 산불로 기록되었다. 산불이 발생하기 전까지 울진 지역은 누적 강수량이 4.3mm로 평년의 10.2%에 불과하였고, 건조주의보, 경보가 지속적으로 발령되는 상황이었다. 특히, 헬기운항이 불가능할 정도의 초속 20m가 넘는 강한 바람이 불면서 산불은 삽시간에 산악 지역을 지나 울진읍으로 시간당 3킬로미터의 빠른 속도로 확산되었다. 또한 밀양에서는 산불조심기간이 종료되고 녹음이 우거진 초여름에 대형산불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다행히 어느 해보다 많은 대형산불이 발생하였음에도 단 한 건의 인명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 결과 국민들은 산림행정에 큰 응원을 보내 주었고, 많은 언론에서도 그간의 노고를 격려해주었다. 다시 산불조심기간을 맞이하여 지난 봄철 대형산불 대응과정의 성공요인을 다음과 같이 되돌아보았다. 첫째, 산불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열린 자세로 적극 대응하였다. 언론 및 주민들에게 기상, 산불피해와 확산예측경로 등에 대한 정보를 산불 초기단계부터 선제적으로 제공하였다. 또한, 과거 피해규모를 작게 보이기 위해 피해면적만을 제공하던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산불로 인하여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보다 넓은 구역을 공개하고 작전을 수행하였다. 이로 인하여 지역주민들이 사전에 대피할 수 있었으며,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자발적으로 산불진화에 지원하게 되었다. 둘째, 산림행정관서를 중심으로 관계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였다. 시·도, 시·군, 지방산림청 등 모든 지역산림행정관서가 산불현장 통합지휘본부로 집결하여 하나의 팀이 되어 대응하였다. 경상북도 도지사는 초기단계부터 현장지휘하면서 모든 가용자원을 총동원하였으며, 지방산림청은 산림지리정보를 기반으로 산불경계와 진화자원배치를 도면화하여 제공하고, 관할 시․군은 다른 지역에서 지원된 진화자원을 현장으로 안내하고 필요한 식음료를 보급하였다. 산불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에는 공중진화대, 특수진화대, 산불전문예방진화대를 집중배치하고, 잔불정리와 뒷불정리에는 보조진화대가 투입되었다. 또한, 다양한 유관기관들은 주기적으로 공유된 산불정보를 기반으로 각 기관이 보유한 자원의 특성과 장점을 십분 활용하여 임무를 수행하였다. 소방은 산림 외의 지역으로 불이 확산되면 초기에 대응하여 민가피해를 최소화하고 소방차로 진화차에 물을 적시에 공급하였다. 경찰은 차량 통제, 치안유지, 주민 대피를 담당하였으며, 군(軍)은 해병대, 육군, 특전사 등을 투입하여 잔불을 정리하고 뒷불감시를 지원하였다. 기상청에서는 전문관을 파견하여 산불 움직임을 예측하는데 필요한 현장 기상정보를 제공하였다. 또한, 통신 3사는 이동식중계기와 와이파이를 설치하여 단절된 통신망을 조기에 복구하였다. 한국전력공사에서는 송전탑, 변전소 등 국가산업 기반시설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정전으로 인한 2차 피해를 조기에 예방하였다. 마지막으로, 동영상전송시스템 등 최첨단 IT기술을 활용하여 정확하고 효율적인 진화작전을 수행하였다. 산림헬기에서 전송된 위치확인시스템(GPS)과 영상자료를 활용하여 산불경계를 도면으로 작성하여 관계기관과 공유하고, 야간에는 열화상 드론을 이용하여 산불의 움직임과 잔불위치를 모니터링하면서 진화작전을 수행하였다. 또한, 산불확산 예측시스템을 이용하여 산불방향과 강도를 예측하여 선제적으로 진화자원을 배치하였다. 니우 구테호스 유엔 사무총장은 2022년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지구는 복구 불가능한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기후변화는 모든 인류가 당면한 위협일 뿐만 아니라 그 추세와 부정적 영향은 단기간에 되돌릴 수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사고를 완전히 예방할 수는 없지만 재난이 발생하였을 때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면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앞으로도 국민과 함께하는 선진방제행정을 구현하고자 위하여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산불정보를 공개하고, 유관기관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며, 첨단기술을 지속적으로 접목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