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기차를 타고눈발이 날리면너와 함께겨울 바다에가고 싶어 언제나 생각 뿐이지사는 게 지겹다고말을 하지만 한번도떠날 수 없었어저녁 기차를 타고떠날 수 없었어오늘도 저녁기차를 보면그동안 살아온 게치사해 더러위지겨워 역겨워거적을 쓰고살아온 것만 같아엄살이 아니야오늘도 저녁기차를 보며손을 흔든다저녁 기차는들은 척도 않고오늘도 칙칙퍽퍽어디로 가는 걸까오늘도 저녁 기차는가느다란 아편 같다<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어디론가 기차를 타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 요즘 들어 더 간절해졌다. 시간에 쫒기는 일상에 매몰되어가면서 문득 드는 상상……차창 밖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멍한 사람 하나… 기차 안과 밖의 세상을 완전히 벗어난 표정의 사람을 데리고 ‘저녁기차’는 어디론가 무심히 가고 있다. 어느 무엇에도 눈길을 돌리지 않는 무신경의 사람인, 너무도 편한 표정의 사람 하나를 데리고 떠나주는 ‘저녁기차’로의 매혹을, 시인은 ‘오늘도 저녁 기차는 가느다란 아편 같다’라고 하는구나. 뿌리칠 수 없는 유혹으로 다가와 상상을 깨부수고 밖으로 뛰쳐나가도록 도발하는구나. 눈발이 날리지 않더라도, ‘너’는 없더라도 언젠가는 ‘저녁기차’를 타고 떠나보리라는 희망을 가지며 오늘도 나는 여전히 컴퓨터 좌판을 두드리고 있다.<박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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