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주사 와불님을 뵙고돌아오는 길에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풍경을 달고 돌아왔다먼데서 바람 불어와풍경소리 들리면보고 싶은 내 마음이찾아간 줄 알아라<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산 중턱 어디쯤에 있는 어느 한적한 작은 암자의 풍경(風磬) 소리그 소리를 들으며 산길을 내려오는 사람들은 안다. 그 소리는 그리움을 불러들인다는 것을… 바람이 잦아든 나른한 시간, 새들의 날개 짓에 떨리듯 울리는 풍경 소리가 암자와 산 사이에 고요를 깨울 때 가슴 속을 파고드는 전율 같은 파장을 느낀 것이리라.무심(無心)인 듯, 아니 다정(多情) 인 듯, 무념(無念)인 듯, 아니 번민(煩悶) 인 듯, 무아(無我)의 경지에서 듣는다.운주사가 보이는 산기슭에 누워있는 ‘와불님’을 뵙고 오다가 문득 깨닫는다. ‘그대 가슴의 처마 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는 것, 오랜 세월이 지나도 그 마음은 사라지지 않으리라는 것. 풍경(*風磬 처마 끝에 매달아 바람 부는 대로 흔들리며 소리 내는 경쇠)에서 묻혀온 풍경(*諷經 소리를 내어 경문을 읽는 일) 소리.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風磬)소리 들리면 보고 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 줄 알아라” 고…잊을 수 없는 얼굴을 소환시키며 산사의 바람은 그렇게 풍경(風磬)을 흔들어 그리움의 속울음을 대신 두드리고 있었다. 못 견디게 보고 싶은 사람이 있거든 운주사를 찾아가 보시라. 그리고 그 곳 처마 끝 풍경 소리를 들어 보시라. 시인이 되어 있을 터…<박모니카>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