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월 들판에는 개망초꽃 핀다.개살구와개꿈과개떡과개판.‘개’자로 시작하는 헛되고 헛된 것 중‘개’자로 시작되는 슬픈 야생의풀꽃도 있습니다.‘개망초’라는.복더위 하늘 밑 아무데서나버려진 빈터 허드레 땅에개망초꽃 여럿이서 피어나고 있다.나도 꽃, 나도 꽃,잊지 말라고.한두 해, 영원살이 풀씨를 맺고 있다.개망초 지고 있는 들 끝에서는지평선이 낮게 낮게/ 흔들리고 있을 거다.<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복더위 하늘 밑 아무데서나 버려진 빈터 허드레 땅에 개망초꽃’ 망초는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에서 맨 처음 철도가 건설될 때 함께 묻어온 꽃이라고 전해진다. 사용되는 철도 침목으로 철도가 놓였는데 그 길을 따라서 흰색 꽃이 피었다고 한다. 철도를 건설하던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땡볕 속에서 막노동에 시달리던 때라 어쩌면 일본이 조선을 망하게 하려고 이 꽃의 씨를 뿌렸다고 생각했던가 보다, 그래서 이름을 망국초라로 불렀고 그 후 줄여서 망초로 부르게 되었다. 세월이 한참 지난 뒤에 망초보다 더 예쁜 꽃으로 변이 되자 망초보다 더 나쁜 꽃이라 하여 개망초라고 불렀다는데 우리나라 전 지역 어디든 없는 곳이 없어 식물학자들이 싫어하는 꽃으로 지목되고 있기도 하다. 아무러한 흔한 것들에 붙이는 ‘개~~’라는 말. 아마도 사람 다음으로 개와 친한 탓에 붙이는 것은 아닐지.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고 두해살이 풀인 망초꽃에는 이야기들이 따라붙는다.그런데 이 시에서는 개망초를 ‘꽃’으로 올려 주었다. ‘나도 꽃, 너도 꽃, 잊지 말라고’ 망할 ‘망(亡)’자가 아니라 잊지 않을 ‘망(望)’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꽃이 무슨 죄가 있을까.꿈보다 해몽. 해석에 연연할 이유가 없다. 꽃으로 보는 아이들은 이 꽃을 ‘달걀꽃’이라고 부른다. 중앙에 노란색수술들이 노른자위처럼 보이는 아이들의 눈이 세상을 바꾸어 놓을지도 모른다. 우리도 이제 우리 것에 대한 새로운 시선의 각도 조절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 오지 않았을까. 자문해본다 <수필가 박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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