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디이곳은 내 집이 아니야/ 아주 멀지 않은 옛날새마을 운동 후/ 도시로 이주한 조상들이틀은 보금자리본래 우리 집은/ 첩첩 산골좌청룡 우백호로 휘감고/ 우무실 밭 둑가에홀로 고목이 되어가는 조선 미루나무가바람으로 머리를 감는 곳좋은 나무만 부리로 물어다가뻐꾸기 그 년 오기 전둥지를 틀고/ 새끼들 낳고 오손도손 살던 곳분양권도 투기도 동사무소 전입신고도새로 바뀐 주소 길도 필요 없이나무 하나에 둥지가 하나면 되는 집밤이면 별을 볼 수 있는 집늦은 밤 잠자는데저 먼 아라비아의 알라딘눈물 타는 시끄러운 냄새들이훼방을 놓지 않는 집/ 그곳이 내 집이야조상님들 따라/ 시내에 틀은 둥지낼모레 깨어날 알들도동사무소에 신고를 해야 하나본래 이곳은 내 집이 아니지만내가 울면 손님이 온다는 전설은/ 아직도 유효한가매일 오는 낯선 이들이/ 모두 손님인 걸우리는 한 나무에 한 집만 짓는데우리들 새끼들도 태어나면/ 한 나무에연립으로 지어야 하나/아파트로 지어야 하나?<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서울 집값이 연일 폭락하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이럴 때 사람도 폭락할 일이 없는 ‘까치집’처럼 나무 위에 집을 짓고 살아보면 어떨까. 시인의 엉뚱한 생각에 슬며시 웃음 짓는다. 욕심 없는 순박한 마음 한 자락에 누워보니 하늘 가득, 마음 가득, 별도 가득이다. <박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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