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에서 광대들이 공연했던 탈춤이 세계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당당히 등극했다.하회별신굿탈놀이를 비롯한 한국의 탈춤(Talchum, Mask Dance Drama in the Republic of Korea) 18개 종목이 지난달 30일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린 제17차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것이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한국의 탈춤’(Talchum, mask dance drama in the Republic of Korea)이 강조하는 보편적 평등의 가치와 사회 신분제에 대한 비판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가 있는 주제이며, 각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에 상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등을 높이 평가했다.이번 ‘한국 탈춤’의 유네스코 등재는 문화재청과 외교부, 경북 안동시, 탈춤과 관련한 13곳의 국가무형문화재와 5곳의 시도무형문화재 보존단체 및 세계탈문화예술연맹이 준비과정에서부터 협력해 이뤄낸 성과로, 민·관이 협력하여 국제사회에 우리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좋은 사례이다.한국의 탈춤은 2019년 등재대상으로 처음으로 선정되었고, 2020년 3월 등재신청서를 유네스코에 제출한 후로 2년여 만에 최종 결정되었다.역사적으로 조선 후기에는 민중 문화로 발전했던 탈춤은 신분 사회를 풍자하거나 민중들의 고달픈 삶을 해학적으로 그렸으며, 하회 별신굿 탈놀이, 북청 사자놀음, 봉산 탈춤 등이 전해오고 있다. 이로써 한국은 2020년 ‘연등회’ 등재에 이어 올해 ‘한국의 탈춤’까지 등재하면서 총 22개 종목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됐다.이번에 등재된 한국의 탈춤은 ‘하회별신굿탈놀이(국가무형문화재 제69호)’를 포함한 13종목의 국가무형문화재와 ‘예천청단놀음(경북무형문화재 제42호)’을 포함한 5종목의 시도무형문화재로 구성돼 있다. 특히, 하회별신굿탈놀이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안동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하회마을, 봉정사, 도산‧병산서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유교책판)과 함께 유네스코 지정 유산 3대 카테고리를 모두 석권한 최초의 지자체가 됐다.공동체와 상호작용을 통해 만들어진 지식, 문화, 공연예술을 함축하고 있는 하회별신굿탈놀이의 가치를 다시 한번 인정받은 것이다.하회별신굿탈놀이는 12세기 중엽부터 안동 풍천면 하회마을에서 행해 왔던 탈놀이다. 마을 공동체의 안녕과 대동, 풍년농사를 기원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열었던 특별한 마을 굿이었다. 신앙적 의미와 함께 신분 질서와 농사일에 억눌렸던 마음의 응어리를 신명과 풀이를 통해 해소해 나가는 축제적 성격도 담겨 있다. 전통사회 속에서 하회별신굿은 지역공동체를 하나로 아우르며 지탱하는 원동력이자, 공동체 신앙 속 다양한 놀이와 예술적 행위를 담아낸 종합예술이었던 것이다.우리민족의 고유한 전통문화, 한국의 탈춤이 세계문화유산이 된 것은 민족자긍심은 물론 민족주체성을 높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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