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이슥히茶값에 너무도 가까운 번역을 하고두 시에 멎은 머리밖에는 오래 비가 내리고나무의 발목들을 얼리는겨울비가 내리고두시에 내리는 비.손으로 덮은 한 잔의 차손 주변의 무한한 빗소리연탄난로 위에서 잦아드는 물<청빈하게 살며 몸짓을 하지 마라.>몸짓을 하지 말라두 시에 멎고 무한히 내리는 비두 시에 내리고 무한히 멎은 비두시가 넘으면 쉽게 누워지지 않는다누워지지 않는다, 아시아 지도 등고선 뒤로자꾸 흐려지는 불빛<이 세계에서 배울 것은조심히 깨어있는 법일 뿐,>법 뿐일까, 뿐일까,문득 정신 차리면살았다 죽었다 힘들여 좌정한 골편이남몰래 떨고 있다.<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책상에 있으면 늘 밤이 먼저 앉아 있다. 시간을 끌고 가는 밤, 어느 새 새벽 두시가 재깍거린다. 비가 내린다. 언제부터 내리고 있었을까. 창문을 여니 창 밖에 비님이 나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손바닥을 내밀어 본다. 손 안에 들어와 몸을 쭈욱 편다. 혹은 동그랗게 말기도 한다. 하늘에서 내려온 물이라서 귀하고 신기하다. 내 손에 떨어지기 까지 먼 여정을 지나왔을 것이다. 그 여정에 쌓였을 피로를 손으로 쓰다듬어 준다. 밤에 내리는 겨울비는 나무의 발목을 얼린다. 나무의 가지를 타고 흐르며 겨울의 메시지를 알린다. 새벽 두 시에 내리는 빗소리에 맞춰 ‘연탄난로 위에 끓는 물소리에서 ’청빈하게 살며 몸짓을 하지 마라‘고 타이른다. 그 소리를 시인은 듣고 있는 것이다.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잠이 깨어있는 새벽, 시인은 세상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의 의문에 둘러싸여있고…새벽 두시를 향하고 있는 내 서재 귀퉁이 시계는 어서 쉬라고 재촉하는데… 빗방울 실은 바람소리는 어서 자라고 토닥여 주는데…잠이 오지 않은 새벽이 어느 새 아침을 잡아당기고 있다. <박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