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누워서 본다일어나서 본다뒤에서 본다공중에서 본다그가, 낮 달맞이꽃일 때도 있고 강아지풀일 때도 있고 귀뚜라미일 때도 있고강물일 때도 있고 불꽃일 때도 있고 저녁놀일 때도 있다매번 다른 사람이다, 그는<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둥근 원과 같은 사람, 삼각형 같은 사람, 네모진 사람 등 사람들은 자신만의 어떤 형태를 가지고 있다. 둥근 원 안에는 각각의 다른 모양을 가진 요소들이 운집해서 둥근 원을 형성할 수 있다. 단지 테두리가 원일뿐인 것이다. 마찬가지로 삼각형 안의 삼각형이 아닌 여러 요소들 과 삼각형의 테두리, 네모 안의 네모 아닌 요소들 그리고 네모진 테두리 등 사람 안에는 너무나 다양하고 다변화 되어있는 성질의 것들이 모여 있음을 알게 된다. 원처럼 둥글둥글 원만해 보이는 사람도 어떨 때는 뾰족한 날을 세우기도 한다. 그런 모습을 보면 일부 사람들은 “저 사람 왜 저래. 좋은 줄 알았는데 영 다르네.”라고 규정지어 버린다. 원모양의 사람은 억울할 수밖에 없다. 상황이 달라져 반응이 달라진다는 점을 이해하지 않고 오해해버리는 단편적인 사람에게는 질리게 된다. 자연히 멀어지게 된다. 이미 정해 둔 자기만의 그 사람에 대한 이미지를 고집하면 관계가 어려워진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이다. 사람은 한 면만 가지고 있지 않다. 다양하다. 어느 면만 보고 판단하면 그 사람과의 관계에서 번번이 실패할 확률이 높다.시인은 이해력이 넓고 크다. 그를 여러 각도에서 보고, 여러 면을 알고 있으며 그 다양함을 인정한다. 그러니 오해할 일은 없을 것이다. 시인은 그가 화가 나서가 아니라 자신의 생태적 현상으로 ‘낮 달맞이꽃’처럼 입을 다물고 있을 때도 있을 것이며 강아지풀처럼 한없이 장난스럽고 귀여울 때도 있다는 것을 안다. 보채듯 울어대는 귀뚜라미가 되기도 하고 침잠해 그저 묵묵히 흐르는 강물이기도 하고 열정에 넘치는 불꽃처럼 보이기도 하는 것을… 이해해준다. 어쩌면 자신에게도, 그도 저녁노을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 까지도…<박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