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만 있어도 본전이다언제든지 장사를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배곯지 않으면서순한 마음 유지하면 아주 큰 이문을 남긴 것 달이 배불렀다 훌쭉했다 반복해도늘 환한 것처럼 궤도에 머물기만 하면 된다<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살아만 있어도 된다 는 말.요즘 와서는 곰곰 생각해 보게 된다. 과연 살아만 있어도 될까? 이왕 살려면 잘 살아야 하지 않을까? 살아도 잘 살려고 했었는데 어떻게 사는 것이 잘사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게 되었다. 풍족하게 사는 것이나, 여유롭게 사는 것도 좋으나 그런 것에는 어떤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그 대가란 ‘어떤 소중한 것의 포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부(富)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포기해야 하는 배려(配慮) 같은 것. 명예를 얻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포기해야 하는 자신 안의 진심(眞心) 같은 것.정답이 없다는 생각이긴 하지만 그래도 ‘본전’이라는 말에 꽂힌다. 머리 아프지 않고, 걸을 수 없어 누워있지 않고, 숨 쉬는데도 편안하게 숨 쉴 수 있고……말이다. 먹을 수 있고 볼 수 있으며 걸을 수 있기만 해도 ‘본전’인 것이다. 거기에 ‘배곯지’ 않을 정도의 경제력이 있다면 좀 좋을까. 아등바등 살지 않고 ‘순한 마음 유지하면’ 그것은 ‘아주 큰 이문을 남긴 것’ 이라는 시인의 말에 크게 고개 끄덕인다. 늘 제자리에 있는 편안한 달의 ‘궤도’을 보는 듯하다.‘순한 마음’이란 언어가 주는 감성과 감촉이 왜 이리 따듯할까? 살벌한 곳에서 투쟁하듯 살아온 반사 작용은 아닌지. 혼자 헤아려 본다. <박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