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 끝파란 하늘이갑자기 파르르 떨었다웬일인가구름 한 점이주위를 살피는데풀잎 끝개미 한 마리슬그머니 내려온다<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이렇게 섬세할 수가…보통의 사람들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는 사물이 시인의 눈에는 보인다. 사물의 움직임을 어느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는 시인의 파닥이는 오감이 경이롭기까지 하다.가을, 파란 하늘이다. 풀잎 끝에 파란 하늘이 걸려있는 풍경을 상상해 보라. 시인은 편안하게 흙냄새며, 풀냄새를 맡으며 풀밭에 누워 있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풀잎 가까이에 엎디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고개를 들어 보니 하늘이 어느새 시인의 눈망울까지 내려와 파란빛을 발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랬기에 풀잎 끝에 하늘이 매달려 있는 것을 보았던 게지. 순간 ‘파르르’ 떠는 모양도 포착한 게다. 순간의 한 컷도 놓치지 않는 시인의 눈! 심지어 ‘풀잎 끝 개미 한 마리 슬그머니 내려’오는 것도 볼 수 있는 마음의 눈에 감탄한다. 칼날 같이 번득이는 예리한 시어에서 빛이 뿜어져 나온다. <박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