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느다란 가지 끝에 열일곱 개의작은 머루송이가 달려 있습니다.누군가가 겨우 요거 달았냐묻습니다.머루송이가 뭐라고 답했을까요?" 최선이었어 "그 말에 질문한 이는 비난의 시선을 거두고사과합니다." 그랬구나.. 몰랐어. 미안해!“<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삼라만상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 자연(自然)의 이치대로 최선을 다하지 않는 삶이 없다.우리들이 가장 하찮게 보는 작은 모래알만 보더라도 알 수 있지 않은가. 모래알이 되기까지는 큰 암반이 있었을 것이고 암반에서 헤일 수 없는 시간을 거쳐 암석이 되고 다시 더 긴 세월이 흘러 암석은 자갈이 되었을 것이며 자갈이 작은 돌멩이었다가 오랜 시간 동안 바람과 천둥과 햇빛으로 더 갈라지고 쪼개져 모래가 되었을 것이다. 침식되고 풍화되는 동안 한 치의 오차가 없었다. 그들의 변신은 결코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가느다란 가지 끝에 열일곱 개의 작은 머루송이가 달려’있는 것을 보고 누군가가 ”에게게 겨우 요것만 열렸어?“라고 핀잔을 주었나 보다. 그러나 그 열일곱 송이라도 열매를 맺기 위해 머루는 단 1분도 쉰 적이 없었다. 뿌리로 물을 빨아올리고 영양분을 분배했을 것이며 태풍을 이겨내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버텼던 것이다. 오호 작은 풀 한포기도 그랬고, 풀꽃들도 그랬으며, 모진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도 그랬다.단지 알아주지 않았을 뿐이다. 콩새들의 날개짓이, 까치들의 눈빛이, 소들의 느린 걸음걸이도 그들만의 최선인 것을…세상에 남아있다는 존재만으로 최선이었음에 박수를 보내자. 격려해주자. 비난했던 하찮음에 사과드리자. 죄송한 마음을 가질 것이다.살아간다는 것은 최선이 아니고는 버틸 수 없다.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은 생명들의 최선(最善)에게 고개 숙여 축복의 말을 보낸다.<박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