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자리를 바꾸어 볼 때가 있다.네가 이를 악물고 불같이 대들 때내 자리를 너로 옮겨볼 때가 있지나를 우겨서 너를 얼릴 수도 있고나를 버려 너를 녹일 수도 있으니양쪽이 다 나다울지는 모르겠으나수국을 뒤집어 국수로 만들기보다국수를 뒤집어 수국 꽃을 피울 때우리는 새 아침을 맞을 수 있으리이런 꿈을 꿀 때가 있지 가끔가다장미를 꿈꾸는 미장이의 마음으로고단한 저녁일수록 꿈만 부풀리지그러니 올 아침은 날짜만 다를 뿐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다른 꿈국수는 국수이고 수국은 수국이다.<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유사하나 유사하지 않고 비슷하나 전혀 닮지 않은 두 개체가 있다.‘수국’과 ‘국수’글자만 바꿔 놓았을 뿐이지만 사실 전혀 다른 本性을 지니고 있는 개체인 것이다. 은유법을 풀어 본다면 ‘나’는 ‘국수’일 테고 ‘너’는 ‘수국’일 것이다. 비슷한 것 같은데 말이다. 그런데 왜 번번이 의견 대립이 있을까. 왜 다가가지를 못하는 것일까. ‘네가 이를 악물고 불같이 대들 때 내 자리를 너로 옮겨볼 때가 있’ 다. 자리바꿈으로 서로의 입장을 바꿔치기해 보긴 하지만 같아질 수가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국수는 국수의 성질이 있고 수국은 수국의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달라도 너무 다른데 어찌 같아지기를 바랄 수 있을까. 한참을 많은 생각에 잠긴다. 그러고 난 후 ‘나’는 ‘나’와 협상을 꾀한다. ‘수국을 뒤집어 국수로 만들기보다 국수를 뒤집어 수국 꽃을 피우’기로 자신을 변환시키기로 타협을 한 것이다. 자신을 타인에 맞추는 것이 편하다는 결론을 내리기로 한다. 아니 서로 자라온 환경도 다르고 읽은 책도 다르며 만나는 친구들도 다른 데다 태어난 모태도 다른데 어찌 서로가 맞아 떨어지기를 바랄 수 있을까. 자신을 포기해서 바꾸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폭을 넓혀서 끝끝내 우기는 작은 폭의 사람을 끌어 안아주는 것이다. 그 마음을 알게 될 때 서로 다름도 알게 된다는 것. 비로소 각자의 영역을 인정해준다는 것.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다른 꿈 국수는 국수이고 수국은 수국이다.’는 말- 알게 될 때 평화가 찾아온다는 말-<박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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