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바닷바람에도 돌담은 쓰러지지 않았다 큰 돌 작은 돌 모난 돌들이 엎드리고 오르고 짚어 성근 틈을 쌓았기 때문이다돌담을 쌓는다는 건바람을 막아서려는 게 아니라바람이 빠져나갈 길을 열어두는 것이다가만 보면 큰 돌을 들어 올리고 괴는 건작고 모난 돌들이다이 모양 저 모양의 것들이한 목소리로 살아가는 돌담,바람 지나간 볕 좋은 날 그들은틈과 틈으로 휘파람을 불어준다담쟁이 손 높이 뻗어 달빛을 떼어 나누며 산다*상서리: 완도군 청산면 상서리 (돌담마을)<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돌담을 쌓는 일이 마치 사람들과의 관계처럼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큰 돌 작은 돌 모난 돌’들이 있듯이 세상을 이루는 사람들도 같을 수 없는 각양각색인 것이다. 사람들이나 돌멩이도 차곡차곡 얹고 쌓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사람들의 만남이 처음에는 첫인상으로 얹어가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기만 내세우다 보면 정(情)이 무너져, 헤어지기도 한다. 돌담을 쌓을 때 어떤 돌멩이가 떨어져 나가는 것처럼… 인간끼리 관계를 맺고 함께 살아가야하는 방법을 ‘상서리 돌담길’에서 배운다. 돌들이 얼기설기 아무러하게 쌓여진 듯해도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그 나름의 원리(原理)가 있음을 알려준다. ‘돌담을 쌓는다는 건 바람을 막아서려는 게 아니라 바람이 빠져나갈 길을 열어두는 것’큰 돌 위에 작은 돌~ 사이에 모난 돌을 넣어 바람을 통하게 하는 일, 그렇구나 -소통-돌들의 틈에 맞추듯 사람도 각자 다른 점을 이해(理解)하고 서로의 단점, 약점 받아들이는 포용(包容)으로 감싸 안으면 돌담이 완성되듯 관계가 완성되는 것을… 돌담을 쌓는 원리로 인간에게도 이해(理解)라는 바람 길을… 서로를 안아주는 포용(包容) 이라는 바람막이… 있는 ‘상서리 돌담길’을 닮았으면, 그랬으면 좋겠다.<박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