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식구를 부르는 새들부리가 숲을 들어 올린다 저녁 빛 속을 떠도는 허밍다녀왔니뒷목에 와 닿는 숨결돌아보면/ 다시 너는 없고주저앉아 뼈를 추리는 사람처럼나는 획을 모은다 어디로 가는가 무엇이 되는가속으로만 부르는 것들은 네 이름이 내 심장을 죄어온다 소풍이라 말하려 했는데슬픔이 와 있다 도요라든가 저어라든가새들도 떠난 물가에서/ 나는 부른다검은 물 어둠에다 대고/ 이름을 부른다 돌멩이처럼 날아오는/ 내 이름을 내가 맞고서엎드려 간다 가마/ 묻는다/ 묻지 못한다 쭈그리고 앉아/ 마른세수를 하는 사람아지난 계절 조그맣게 울던풀벌레들은 어디로 갔는가거미줄에 빛나던 물방울들물방울에 맺혔던 얼굴들은 바다는 다시 저물어저녁에는/ 이름을 부른다 <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저녁이 낯설어질 때는 가슴 안에 있던 누군가가 가슴 밖으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외로움이 그 자리를 채운다. 그 곁에 어둠이 자리잡는다. ‘속으로만 부르는’ 그 이름 때문에 죄어오는 심장이 아프다. 저녁에 호명되는 누군가의 이름에다 자신의 심장을 걸어두는 일… 그것은 슬픔, 혹은 사랑…‘검은 물 어둠에다 대고’이름을 부‘르는 ‘저녁의 호명’은 발이 닿지 않는 심연처럼 아득하기만 하다 <박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