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통보에 어안이 벙벙했죠” 이건 필자 본인이 요즘 매일 작업자로부터 받는 전화다. 본인이 직접 뉴스를 접하지 못했는데, 월성원전 근처에서 작업할 일이 있어서 일을 진행해야 하는데 외부 작업자들이 못 온다는 일방적인 통보 전화를 매일 받고 있다. 도대체 이런 일이 왜 지금 이 시점에서 일어난 것일까? 가업을 이어서 64년째 건설현장에서 잔뼈가 굵으신 아버님도 처음 겪는 일이라고 하신다. 건설현장에서 건축 일을 하고 있는 우리와 원자력 사업이 무슨 연관성이 있다고 지금 당장 생업에 종사하는 우리까지 피해를 입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나아리에는 이제 가지 않는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다. 도대체 왜 우리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 그건 지난 20일에 있었던 MBC뉴스 보도에서 시작됐다. ‘원전 오염수가 누수 되고 있다’ 딱 이 멘트 때문에 지금 우리는 고립되고, 아무도 오지 않는 곳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들이 되었다. 사실 줄줄 이라는 표현부터가 너무 황당하다. 줄줄은 정말 계속 흘러내리는 것이 꾸준해야 하는데, 지금은 벌써 보수공사로 마무리가 된 상태인데 도대체 언제부터 어떻게 누수 되고 있는지에 대한 명백한 증거도 없이 그저 같은 영상에 같은 그림을 반복적으로 붙여놓고 그래도 그게 지금도 그런 것처럼 뉴스는 보도를 했다. 뉴스의 사명은 바로 현장에서 지금 일어나는 일들을 보도하는 것이지, 국민들에게 확인도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을 가지고 직격탄을 날리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어디에 호소해야 하고 어디에 이런 상황에 대해서 말해야 할지 막막할 지경이다.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라 지금은 40대 후반으로 이곳 나아리 청년회장을 맡고 있으면서 이런 일을 겪은 건 필자도 처음이고, 아내도 처음이다. 도대체 이곳에 왜 아무도 오지 못하게 만들었으면 왜 그 피해를 우리가 고스란히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 일방적인 뉴스보도만 믿고 모든 사람들이 이곳 나아리와의 소통을 단절한다면 우리 나아리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것인가? 원전이 있을 때부터 나고 자라 지금까지 세 명의 자녀를 낳고 잘 살고 있다. 그런데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처음 겪는 일이라 당황스럽다. 이 고립과 단절의 상황에서 살 수 있는 방법 그리고 정정보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 정정은 사과와 함께 누구를 통해서 들은 이야기가 아닌 직접 와서 보고 취재한 이야기 그리고 나아리의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알려줘야 할 것이다. 국민들의 알 권리를 훼손하고, 잘못된 정보를 통해서 한 나라의 한곳의 주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도 직접적으로 알려줘야 한다. 단면의 모습이 아닌 양쪽의 모습을 정확히 알리고, 제대로 보도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진정한 국민의 언론이고, 또한 우리도 제대로 이 상황에 직면해서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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