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사람 없기,지나치게 그리운 것도 없기,너무 오래 서운해 하지 말기, 흑백논리로 선을 그어놓지 말기, 게으름 피우지 말고 걷기,사람에 대하여 넘치지 말기,얼굴에 감정 색깔 올려놓지 말기, 미움의 가시랭이 뽑아서 부숴버리기, 그냥 예뻐하고 좋아해 주고 사랑하기,한없이 착하고 순해지기바람과 햇볕이 좋은 날 자주 걸을 것, 마른 꽃에 슬어 논 햇살의 냄새를 맡을 것,그립다고 혼자 돌아서 울지는 말 것, 삽상한 바람 일렁일 때 누군가에게 풍경 하나 보내줄 것, 잘 있다고 카톡 몇 줄 보낼 것, 늦은 비에 홀로 젖지는 말 것, 적막의 깃을 세우고 오래 걸을 것<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다 아는 이야기인데도 때로는 허브향처럼 신선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그냥 예뻐하고 좋아해 주고 사랑하기, 한없이 착하고 순해지기’살아오는 동안 늘 들었던 말이지만 이 시에서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냥’이라는 말 때문이다. 아무런 조건 없이, 바라지 말고 ‘그냥 예뻐하고 좋아해’ 주는 일. 그저 따뜻한 시선에 간결한 미소로 바라봐주는 일. 아무나에게는 어려울 테지만 자신의 곁을 지켜주었던 사람들에게만은 그렇게 해주고 싶다. ‘그냥’ 숨 쉬듯이 그렇게 자연스럽게 말이다.요즘 모르는 학생들이거나 어른들에게 몇 마디 말을 건네려면 두렵기만 하다. 가까이 다가가면 경계의 몸사림도 그렇지만 말이 거칠고 눈빛이 사나워져 있기 때문이다. 어떤 말도 붙이지 못하고 말을 입속으로 말아 넣기 일쑤다. ‘한없이 착하고 순해지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실감한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당부한다. ‘숨’ 쉬듯이 ‘바람과 햇볕이 좋은 날 자주 걸을 것’ ‘삽상한 바람 일렁일 때 누군가에게 풍경 하나 보내줄 것,’ 그리고 ‘적막의 깃을 세우고 오래 걸을 것’ 은 실천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잘하는 일이기도 하니까. <박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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