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기후가 장차 어떻게 변화할지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는데 무작위적으로 변하는 환경에서는 바이러스도 적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지난 3일 보도했다.
이는 북극곰이나 매너티(바다소), 치타처럼 수명이 길고 유전적 다양성이 낮은 일부 동물들이 이전에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와 예일대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의 양상에 따라 바이러스가 어떻게 적응하는지 관찰한 결과 무작위적으로 변화할 때는 바이러스도 적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진화(Evolution)`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여러 가지 기후 모델에 따르면 지구는 해수면 상승 외에도 돌발성 폭풍 등 예측하기 어려운 기온과 기상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진은 기후가 항상 똑같은 경우와 일정한 패턴을 갖고 변화할 경우, 그리고 무작위로 변하는 세 가지 경우에 바이러스가 어떻게 적응하는지 조사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
이들은 우선 진화 연구에 흔히 사용되는 RNA 수포성 구내염 바이러스를 복제했다. 이 바이러스는 유전자 구조가 단순하고 번식 속도가 매우 빠르며 영구 냉동이 가능해 화석 기록과 비교할 수 있는 등 연구에 매우 유용한 특성을 갖고 있다.
연구진은 이 바이러스의 최초 집단으로부터 각기 다른 20개의 개체군을 만들어낸 뒤 이를 각각 4개 시험 집단으로 분리해 각기 다른 환경에 노출시켰다.
첫 번째 집단은 `저온`인 29℃를, 두 번째 집단은 `고온`인 37℃를 유지했고 세 번째 집단은 하루 걸러 저온과 고온이 규칙적으로 바뀌는 환경에, 네 번째 집단은 29℃와 36℃ 사이에서 온도가 무작위적으로 바뀌는 환경에 노출됐다.
이어 이들의 건강을 조상 바이러스의 건강과 비교하자 3번, 즉 예측 가능한 패턴으로 변화하는 온도에 노출됐던 것들이 가장 건강했고 그 다음이 계속 고온이나 저온에 노출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학자들의 예상과 달리 무작위적인 변화에 노출됐던 것들이 가장 약한 것으로 밝혀져 이들이 개선이나 적응을 하지 못했음을 보여 주었다.
연구진은 실험에 사용된 바이러스가 지구 상에서 가장 적응력이 강한 생물이라는 점에서 이런 실험 결과는 놀라운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온도 차이가 8℃ 밖에 안 되는데도 이들 바이러스가 적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연구진은 바이러스가 물론 사람이나 동물과는 다르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능력이 있다는 점에서는 같다면서 이들이 무작위적으로 바뀌는 온도에 적응하지 못한다면 환경 변화 적응력이 이들보다 훨씬 뒤지는 동물들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 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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