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의 `덩치 큰` 두 위기국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이번에는 예측 불허의 국내정치 혼란으로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 스페인 총리의 정치자금 부정수수 의혹과 이탈리아의 `은행 스캔들`이 정국을 불투명하게 하면서 글로벌 증시를 흔들었다. 4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의 주요 증시는 이들 국가의 악재가 원인이 돼 크게 하락했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이날 1.58% 하락한 6,246.84, 독일 DAX 30지수는 2.49% 떨어진 7,638.23으로 각각 마감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도 치솟았다.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해 12월 이후 최고치인 5.38%까지 올랐다. 상승세를 이어가던 미국 증시도 4일 하락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29.71포인트(0.93%) 내린 13,880.08로 거래를 마쳤다. 미 경제주간지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는 각각 유로존 3위와 4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와 스페인발 스캔들이 유럽의 `위태로운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긴축정책과 구조조정 개혁에 힘입어 겨우 돌아오기 시작했던 투자자들이 정국이 요동치면서 다시 달아나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스페인에서는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등 정·재계 거물들이 연루된 불법 정치자금 의혹이 불거지면서 큰 파문이 일었다. 스페인 유력 일간지 엘 파이스 인터넷판은 라호이 총리를 비롯한 집권 국민당 고위 당직자들이 장기간 스페인 대기업들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아왔다고 폭로했다. 이 때문에 라호이 총리의 지지율도 급속도로 깎여나가고 있다. 엘 파이스가 3일 보도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7%가 라호이 총리를 정부의 수장으로 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총선 실시를 원하는 응답자도 54%나 됐다. 이탈리아에서는 지지율 1위인 중도좌파 민주당과 유대관계를 맺어 온 3번째 대형은행인 `몬테 데이 파스치 디 시에나(MPS)`의 부정 의혹이 불거지면서 총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MPS는 터무니없이 비싼 값에 경쟁 은행을 인수하고 파생상품 거래로 막대한 손실을 봤음에도 정부로부터 특혜성 구제금융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여기에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前) 총리가 납세자들의 불만에 편승, 재산세 반환과 세금 사면을 공약하고 나서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프랜시스 야레드 도이체방크 런던지점 유럽 전략 담당자는 "정치적 리스크가 향후 몇 주 동안 시장의 주된 불안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4일 스페인이 유로존의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따라 부과된 은행권 개혁 조치를 대부분 마쳤다고 평가했다. IMF은 이날 모니터링 보고서에서 "부실은행 정리 작업이 진전됐고, 금융 부문의 핵심 개혁 조치들도 도입이 됐거나 밑그림이 그려졌다"고 밝혔다. 또다른 유로존 위기국 그리스도 이날 성명에서 2012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6%를 기록, 채권단에 약속했던 감축 목표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리스의 2011년 재정적자는 GDP의 9.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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