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2주도 남지 남았다. 벌써 조상 묘를 찾아 벌초를 하고, 대형마트에서는 본격적인 추석맞이 선물 판매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국내 경제 사정의 악화로 서민들의 호주머니가 텅 빈 시점에서 솔직히 명절도 반갑잖은 분위기다.물가상승이 계속되면서 올 추석 차례상 마련 비용이 지난해보다 올라 서민들의 시름이 깊다는 보도가 나온다. 올해는 예년보다 추석이 이른 데다 기록적인 폭우까지 겹치며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에서 4인 기준 차례상 비용이 각각 30만 원과 40만 원을 넘어섰다.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는 추석을 3주 앞두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차례상 품목을 조사한 결과, 올해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이 전통시장은 지난해보다 2만6500원(9.7%) 오른 30만1000원, 대형마트는 2만4600원(6.4%) 오른 40만842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고 24일 밝혔다.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최대 25% 가까이 오른 수치다. 전통시장과 대형마트를 이용할 때 비용 차이는 10만7420원으로, 전통시장이 35.6%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밤과 쌀을 제외한 대부분 품목의 가격이 올랐다. 과일류는 길었던 장마 기간 내린 비로 과실이 갈라지는 ‘열과 현상’ 등의 피해와 일조량 부족으로 당도가 낮아지는 등 품질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공급량이 줄며 가격이 올랐다. 다만 태풍으로 인한 낙과 피해는 없어 폭발적으로 가격이 상승하지는 않았다우리나라의 명절은 주로 음력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보름달과 연관이 많다. 그 중에서도 음력 팔월의 보름달은 일 년 중 가장 밝은 달이다.추석이 가까워지면 들에는 오곡이 무르익고 과일들도 영글어 한해 농사의 결실을 맺는 시기가 된다. 결실의 고마움을 조상들께 감사하면서 후손들은 한복으로 갈아입고 햅쌀밥과 송편을 빚어 조상의 산소에 성묘를 하고 제사를 지내는 것이 우리의 추석 모습이었다.만물이 풍성한 한가위 때는 만물이 다 풍성한 결실의 계절이므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 날만 같아라`하는 속담이 있다. 추석은 한가위, 가위, 가윗날, 중추절, 가배 등의 이름으로 불리며 설날, 단오절과 함께 우리나라 삼대 명절의 하나다.우리 선조들은 조상님이 돌아가신 기제(忌祭)에 드리는 제사 외에도 명절날이 되면 제사를 드리는 풍습이 있다. 특히 추석이 되면 전국 각지에 살고 있는 가족과 친지들이 모두 모여 먹고, 즐기면서 조상님과 후손이 함께하는 차례의 문화였다.하지만 과거와 달리 지금의 추석 모습은 많이 변했다. 특히 코로나로 일가친척들이 다함께 모여 즐기던 문화는 점차 사라지고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가족들은 추석을 쇠러 갈 수도 없는 안타까운 처지에 있다. 올 추석은 여러 가지로 힘들지만 가족과 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여 마음으로 정을 주고받는 시간이 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