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때 폐지되었던 ‘한·미 연합훈련’이 부활되고 있다. 한·미 양국은 지난 8월 22∼26일 북한의 공격을 격퇴하고 수도권을 방어하는 최대 규모의 실기동 훈련을 동반하는 2022년도 ‘한·미 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1부 훈련을 진행했다. 그리고 오늘(29일)부터 나흘간은 역공격과 반격작전을 숙달하는 2부 훈련이 이어진다. 북한의 공격을 억제하고, 공격 시 패배시키기 위한 ‘을지 자유의 방패(UFS)’의 훈련 범위에 중공·러시아는 포함되지 않지만, 이번 훈련 재개는 두 나라의 기대치에도 영향을 끼친다. 전구(戰區)급 연례 ‘한·미 연합연습’은 ‘키리졸브(KR) 연습’·‘독수리(FE) 훈련’·‘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이 대표적이었으나, 2018년 6월 미북 정상회담과 남북 화해 기조 속에 폐지 또는 축소됐다. 직전 문재인 정부는 북한 김정은이 싫어하는 것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 특히 국가안보상 중요한 ‘한·미 연합훈련’을 유명무실케 하였고, 훈련 자체를 없어지게 한 것도 많았다. 매년 실시하던 ’한·미 연합상륙훈련‘, ’한·미 연합공군훈련‘은 사실상 폐지되다시피 했다. 다행히 윤석열 정부는 한·미 양국군의 3대 훈련인 ‘키리졸브’, ‘독수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을 5년 만에 부활시키기로 했다. 2018년 폐지되었던 ‘을지포커스 가디언 훈련’을 ‘을지 자유의 방패(UFS)’로 명칭을 변경하고 1부를 지난 8월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실시했다. 한·미는 또 이번 ‘한·미 연합훈련’에서 야외 기동훈련과 ‘을지훈련’까지 병행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번 ‘을지훈련’은 민·관·군 통합 훈련으로서, 4000여 개 기관 48만여 명이 참여하여, ‘한·미 연합연습’과 연계하여 실시했다. ‘을지훈련’은 1968년 김신조 일당이 청와대를 기습한 사건(1.21 사태)을 계기로 시작됐다. 처음에는 ‘태극연습’이라고 하다가, 1976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한·미 연합연습’인 ‘포커스렌즈(FL)연습’과 연계하면서 ‘을지연습’으로 통합됐다. ‘을지훈련’에서는 공무원의 전시임무 수행 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불시에 비상소집이 실시되며, 전시 상황을 가정한 부서(과) 단위별 직제를 편성해 개인 전시 임무카드 및 전쟁 수행기구에 대한 임무를 확인한다. 이렇게 중요한 훈련을 2018년 문재인 정부는 폐지했던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국정과제로 연합훈련 강화를 제시하고 연대급 이상 ‘항공작전실기동훈련(FTX)’ 재개를 명시했다.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연합연습·훈련의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는 것을 합의했다. 이 합의로 기동훈련의 규모 확대와 연계해서 핵 추진 항공모함과 전략폭격기 등 미국의 주요 전략자산도 우리 대한민국에 전개되었다. 문재인-김정은 간의 ‘9·19 남북군사합의서’ 체결 이후 미군의 전략자산의 우리 대한민국에 전개는 문 정부 측의 요청으로 없어졌다. 정권이 바뀌면서 이 또한 정상화 수순으로 방향을 바꾼 셈이다. 지난 7월 30일 이종섭 국방장관은 미국 펜타곤에서 오스틴 미 국방장관과 회담을 갖고 조속히 ‘한·미 연합훈련’의 정상화와 ‘대북 억제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도 개최를 합의했다. 이 자리에서 양국 장관은 ‘한·미 연합훈련’을 국가 총력전 개념의 戰區(전구)급 훈련으로 확대 강화해 시행하기로 했다. 이러한 개념은 과거 80년대 팀스피리트 때 적용했던 훈련이다. 일부 지역에 한정된 훈련이 아니라 한반도 전체를 전쟁터로 가정하고 육·해·공군과 민·관이 모두 참여하는 훈련 개념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북한의 핵미사일 사용을 가정해서 한·미의 군사적 대응 방안을 연습하는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도 강화하기로 했는데, 이 훈련은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좌파는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을 미국의 ‘미사일방어전략(MD)’에 편입하는 것이라면서 적극적으로 반대했다. 문재인 정부 역시 한·미 양군의 ‘합동 미사일 방어훈련’은 하지 않았다. 이 훈련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42차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결정되었다. 그 동안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은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 및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 공동의 맞춤형 억제전략(2013년), 동맹의 포괄적 미사일 대응(4D) 작전(2014년), 그리고 이행지침(2015년)으로 발전해 오다가 문재인 정부에서는 중단된 훈련이다. 이것을 윤석열 정부에서 강화하면서 실질적 훈련으로 하겠다는 것은 기존 ‘한·미 연합훈련’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가안보 분야만큼은 조속히 정상화의 길로 가고 있어 다행이다. 그러나 지난 5년간의 공백은 너무나 크다. 게다가 동아시아 안보 환경이 태풍의 눈 속으로 끌려가고 있다. ‘을지 자유의 방패훈련(UFS·을지프리덤실드)’은 장기적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안보를 강화하는 일이다. 따라서 윤석열 정부는 국가안보의 현실을 직시하고 각종 군사훈련을 철저하게 실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