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햅쌀 수확기가 점점 다가오면서 벼 재배농가의 걱정이 더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쌀 생산량은 많고, 소비는 줄어, 쌀값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전국 최고의 곡창지대인 상주시의 경우 8월17일 현재 상주농협과 함창농협, 공성농협, 남상주농협, 아자개 등에 약 1만2천340톤의 조곡(粗穀)이 쌓여 있다고 한다. 지난달 말 기준 쌀(80㎏) 산지 가격은, 17만5천원으로 전년 동기(22만3천원)보다 20.5%가량 내렸다고 한다.특히 비료값과 유류대 등 생산 원자재값은 2배, 인건비는 30%가량 올랐다고 한다. 올 가을 추곡수매가격이 인하된다면, 농가의 손실이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민족은 주식인 쌀을 활용해, 우리나라의 지리적, 기후적 특성을 담아 밥 중심의 한식문화를 완성했다.하지만 근래에 들어와서 핵가족화와 1인 가구화 등 사회적 변화에 따라 즉석조리식품 소비가 크게 증가하고, 밀과 육류를 더욱 선호하게 됐다. 특히 2020년 이후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외식감소는, 한식문화의 변화와 함께 쌀의 소비를 더욱 감소시켰다고 한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30년 전 연간 120㎏에 달하던 것이, 2020년 기준으로 57.7㎏까지 떨어졌다고 한다.그런데 지난해에는 예년보다 훨씬 큰 폭으로 쌀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직 공식 통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52~53㎏까지 떨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러한 쌀의 소비감소 추세와 지난해 쌀의 생산량 증가는 올 들어 산지의 쌀 재고량 급증과 큰 폭의 쌀값 하락을 초래해 농촌경제와 농업인들에게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쌀은 단순히 우리 농산물 중 한 품목이라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국내 전체 농가의 절반 이상이 쌀농사에 종사하고 있다.
전체 농업생산액의 약 17%, 가구당 농업 총수입의 약 19%를 차지하는 등 우리나라 농업인의 주 소득원이자 농촌경제의 기반이다.따라서 우리 사회의 건강한 미래를 위해, 안정적인 쌀 소비기반은 꼭 마련돼야 한다. 이제 정부와 지자체, 군용, 복지, 학교급식 또는 가정에서도 쌀 소비촉진 확대에 함께 나서야 할 때다. 정부에서는 쌀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하고, 쌀 중심의 식습관 형성을 위한 교육·홍보사업을 꾸준히 추진하는 한편, 쌀을 활용한 간편식 가공산업과 고품질 우리 쌀의 수출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또한 가정에서도 가족의 건강을 위해 쌀의 우수한 성분을 섭취하기 위한, 밥과 반찬이 조화로운 `건강 식단 꾸리기`에 관심을 가지고 실천해야만 한다.
우리 사회는 많은 난관을 국민이 모두 합심해 성공적으로 헤쳐나간 소중한 경험을 자산으로 간직하고 있다. 정부와 국민, 도시와 농촌이 함께 협력해 나간다면 우리의 소중한 쌀을 지키고, 농촌경제와 농업인의 어려움도 반드시 극복해 나갈 轉禍爲福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