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일권기자]올해 고3 학생들이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 문제가 4개 중 1개꼴로 고교 교육과정 수준을 벗어나 출제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과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의원실은 24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6월9일 치러진 수능 모의평가 수학 영역의 고교 교육과정 준수 여부를 분석해 발표했다.그 결과, 공통과목 22문항과 선택과목 24문항 총 46문항 중 11개(23.9%)가 고등학교 수준을 벗어나 출제된 것으로 판정됐다. 이는 12명의 고등학교 수학교사와 3명의 교육과정 전문가가 지난 6월10~19일 동안 분석한 결과다.수Ⅰ·수Ⅱ에서 출제되는 22개 공통문항 중에서는 7개(31.8%)가 이에 해당됐다. 각 8개 문항인 선택과목은 미적분 3개(37.5%), 기하(12.5%), `확률과 통계`(0%) 순으로 고교 수준을 벗어난 문제가 출제됐다.사교육걱정은 이에 대해 "학교 교육만으로는 수능시험을 대비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는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려 공교육 정상화는 커녕 학생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모는 지름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2023학년도 수능은 고교 교육과정을 얼마나 잘 준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수능 및 모의평가 시험에서 고교 교육과정의 수준과 범위를 벗어난 문제가 더 이상 출제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사교육걱정은 수능 및 모의평가 난이도가 적정 수준을 갖추도록 보다 실효성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이를 위해 이른바 `킬러문항 방지법` 제정을 내세웠다. 킬러문항은 정답률이 10%도 채 되지 않는 고난이도 문제를 뜻하는 용어다. 강민정 의원은 지난해 9월 수능과 모의평가도 논술 등 대학별 고사처럼 선행학습 유발 여부에 대한 사전 영향평가를 실시하자는 `선행교육 규제법 개정안`, `킬러문항 방지법`을 발의한 바 있다.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수능 생명과학Ⅱ 출제오류 사태에 따라 `고난도 문항 검토단`을 신설해 운영하겠다고 올해 2월 밝힌 바 있으나, 이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 사교육걱정의 주장이다.사교육걱정은 "국회는 이 개정안을 통과시켜 `고등학교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게 수능을 출제하겠다는 국민과의 약속이 지켜질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밖에도 현재 교수 중심의 수능 출제진을 교사 중심 체제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현장 교사가 학생들의 체감 난이도를 고려해 우선 출제하고, 학문적 엄밀성은 추후에 학계 전문가들이 검토해도 된다는 것이다.사교육걱정은 "지금과 같은 교수 중심의 출제는 지식과 학문의 엄밀성에 집중돼 있고 교육과정이나 학교 현장에 대한 경험이 반영되기 어렵기 때문에 고난도 문항, 킬러 문항의 출제는 해결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