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일권기자]우리나라는 악기 연주자들의 수의 비해 제작자가 굉장히 부족한 실정이다. 몇 해 전만 해도 국내 현악기 제작 환경은 도제식으로 수리를 가르치거나 전문 교육기관이 아닌 악기점에서 간단한 제작을 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자 하는 선구자가 있다. 국내유일의 악기제작학과를 통해 수많은 후학을 양성 중인 경주대학교 악기제작학과 류승환 학과장을 만났다.△현악기 제작자는 나무에 숨결을 불어넣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장인현악기는 줄의 진동을 이용하여 튕기거나 활을 이용해 소리를 내는 악기를 뜻한다. 다양한 현악기 중 이탈리아 전통 악기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클래식 기타 등 현악기를 만드는 장인을 이탈리아어로 리우따이(Liutai)라 부른다. 현악기 제작자는 나무에 숨결을 불어넣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장인이다. 전문 제작자들도 짧게는 보름에서 길게는 몇 달씩 제작기간이 소요될 만큼 현악기 제작은 단순한 작업으로는 이루어 질 수 없다. 손끝의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악기의 소리에는 큰 차이가 나게 되며, 천연 재료로 이뤄진 바니쉬를 입히는 것까지 많은 정성이 들어간다. △ 세계 유일의 4년제 정규대학 학사·석사 과정 개설경주대학교 악기제작학과에는 이태리 전통방식의 악기제작을 배우는 세계 유일의 4년제 정규대학 학사, 석사 과정이 개설되어 있다. 서양 현악기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콘트라베이스, 그리고 클래식 기타 등을 직접 제작하고 목관악기 수리, 피아노 조율 수리, 전통악기 복원 과정 등의 커리큘럼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다.악기디자인 테크닉부터 실용악기 제작을 본인이 원하는 모습으로 제작 할 수 있도록 교육하며, 나무에 무리를 주지 않는 기법, 바니쉬 제조 및 바르는 기법, 적당한 온도와 용량을 맞추는 방법까지 악기 제작에 필요한 모든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학과에서는 활 제작 수업도 같이 진행된다. 해외에서는 악기제작자와 활제작자가 분리되지만 경주대학교에서는 두 가지 제작기법을 동시에 배울 수 있다. 한마디로 현악기에 관련된 모든 것을 제작, 수리하고, 복원하는 최고의 기술능력을 습득할 수 있는 유일한 학과이다.△ 선배의 마음으로 최고의 마에스트로(Maestro)를 양성할 터콘트라베이스 연주자로 지금도 활동하는 류승환 교수는 학생들에게 제작교육 뿐만 아니라 악기연주까지도 교육한다. 본인이 만든 악기로 직접 시연 할 수 있어야 악기에 자신의 색을 입히기 원활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기 때문이다. 류 교수의 교육을 통해 전국에 수많은 현악기 제작자들이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 중이다. 악기점을 운영하는 제자들만 100명이 넘으며, 현악기 제작교육자로 활동하거나 현악기 관련 사업을 하는 제자들도 많다고 한다.류 교수는 자신을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교육에 있어 항상 같이 배운다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후학들보다 먼저 현악기제작을 배운 선배로 최고의 마에스트로(Maestro)를 양성하겠다는 마음으로 교육에 임하고 있다. 교수라는 권위의식을 버리고 선배로서 지도하는 것이 학생들과의 관계에서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라고 교육철학을 밝혔다. △ 국내 제작자들 유럽 장인에 버금가는 좋은 품질 생산국내의 제작자들이 만든 현악기들은 실제로 유럽의 장인들이 만든 것에 버금가는 좋은 품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중들의 인식에는 국내에서 만들어진 악기를 모든 면에 있어 낮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2015년부터 문화관광부 지정 (사)대한현악기제작자협회의 회장을 맡게 된 류승환 교수는 “앞으로 이런 인식들을 바꿔 나갈 수 있게 후학 양성에 더욱 힘쓸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악기시장이 성장하면서 악기에 대한 수요도가 높아지는데 현악기 제작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 경주대학교 악기제작학과가 실력 있는 인재를 양성함으로써 국제적 수준으로 악기제작 및 수리기술을 발전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또한 “경주대학교 악기제작학과 졸업생들이 국내외 다양한 분야에 활동하면서 악기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확신 했다.△ 졸업생들 창업, 대형 악기사에 취업 제작·수리능력 발휘졸업생들은 서초동의 악기거리에 악기사와 수리공방 및 전국 주요 도시에서 창업하여 활동 중이며, 국내 대형 악기사에 취업하여 현장의 노하우를 터득하면서 본연의 제작, 수리능력을 발휘하고 있다.악기제작자의 경우, 악기제작을 하지 못하는 수리기사에 비해 월등히 우수한 수리능력으로 고부가가치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개인의 차이가 있겠지만 고가의 악기의 경우 수 백 만원의 수리비가 책정되기도 한다.경주대학교 악기제작학과 졸업생의 경우 바이올린 제작에 평균 3~4개월의 제작 기간이 소요되는데, 재학생이 만든 작품은 300만원대, 졸업생이 만든 바이올린은 500만원에서 1,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지속적으로 발전하면서 고부가가치 산업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국적으로 입시문의, 면접으로만 학생 선발경주대학교 악기제작학과는 4년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유일하게 취득 할 수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적으로 신입생들의 입시문의가 잇따르고 있다.입학전형은 면접으로만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입시를 준비를 할 수 있는 교육 기관이 없으며, 무엇보다도 제작자가 되기 위해서는 끈기와 정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성적 보다는 면접을 통해서 신입생들을 선발하고 있다고 한다.2023년 입학은 수시입학만 가능하기 때문에 꼭 미리 상담 받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