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民心)이란 통치권자 입장에서 보면 대중의 마음을 뜻한다. 그래서 옛날부터 民心은 天心과 통한다고 했다.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나라를 얻고, 백성의 마음을 잃으면 나라를 잃는다는 뜻이다.
“순자 왕제편”에 나오는 군주민수(君舟民水)는 백성과 군주의 관계를 매우 극적으로 표현한 내용이다.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니,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배를 뒤엎기도 한다”는 뜻이다. 지도자는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일에 항상 경계를 게을리 하지 말라는 경고다.
대한민국 헌법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국민의 마음을 떠난 정치는 존립 자체를 생각할 수 없을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시작도 國民, 방향도 國民, 목표도 國民”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고, 국민 뜻을 받들겠다는 단단한 각오를 밝혔다.윤 대통령은 △소득주도성장 정책 폐기 △탈원전 생태계 복원 △약화된 한미 동맹 정상화 △최악의 한일 관계 개선 노력 △민정수석실 폐지 △민주적 통제 시스템 마련 등을 취임 100일 주요 성과로 꼽았다.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 등 논란의 소지가 있는 정책도 있었고, 전 정권과의 차별화에 과도하게 매달린다는 지적도 있지만, 큰 틀에서 현 정권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정책 시도들로 볼수 있다.출근길 도어스테핑과 관련해 "저의 만들어진 모습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비판을 받는 새로운 대통령 문화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미흡한 게 있어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것 또한 국민과의 소통이라는 대의에 충실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국정 지지율이 낮은 이유에 대해, 윤 대통령은 "취임 후 100일 동안 당면한 현안들에 매진하느라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며 ”휴가를 계기로 지적된 문제들에 대해 꼼꼼하게 따져보겠다"고 했다.또한 인사 실패 관련 질의에도 "다시 되돌아보고 철저히 챙기고 검증하겠다"고만 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준석 대표 징계로 촉발된 여당 내 갈등, 이 대표의 윤 대통령 저격 발언 등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민생 안정과 국민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이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했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었다"고 했다. 좀 껄끄럽고 매우 불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그간 도어스테핑에서 몇 차례의 말실수 등으로 인해 조심, 또 조심하려는 심정도 이해가 간다고 볼수있다. 그러나 한 달여 동안 언론을 도배질하다시피 한 여당 집안 싸움에 대해 `어떤 말을 했는지 모르겠다`고 넘어가는 것을 이해할 국민은 그리많지 않을 것이다.국민의 힘은 정부와 함께 국정 운영의 한 축을 담당하는 집권 여당이다. 여당의 집안싸움으로 국정 불안이 커지고, 지지율이 하락해 새 정부가 좀처럼 국정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심지어 대통령이 여당 대표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가 공개되면서, 내홍이 더욱 격화된 측면도 한 요인이라고 볼수있다. 이제 국가가 도약하고, 국민의 마음을 편안하게 안심시킬 대통령의 비장한 각오와 결심이 어떤 내용으로 채워질지가 최대 관심거리고 관건이다. 대통령의 粉骨碎身에 국민 모두의 기대와 시선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