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권 발급건수가 8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3일 외교통상부와 국제교류재단에 따르면 작년 1년간 여권 발급건수는 전년보다 7.6% 감소한 307만 5천 건에 그쳤다. 이는 2004년 273만 9천 건 이후 최저치다.
연간 여권 발급건수는 외국여행 수요의 증가에 따라 외환위기 등 특별한 요인이 없는 한 예전에는 거의 매년 늘었다.
특히 2005년 311만 7천 건, 2006년 439만 1천 건 등을 거쳐 2007년에는 465만 3천 건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세계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2008년 366만 건, 2009년 314만 3천 건으로 줄었으며 2010년 396만 3천 건으로 다시 반짝 증가하고서 2011년 332만 8천 건 등 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수년간의 감소 및 정체는 여권 보급이 이미 상당 수준 진척된 가운데 2005년 유효기간 10년짜리 여권이 등장하는 등 구조적인 요인의 영향이 크다.
외교부 여권과 이영복 사무관은 "유효기간이 남은 유효 여권 보유자만 현재 1천950만 명 수준"이라며 "앞으로는 연간 발급 건수가 330만 건 안팎이 될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여권 발급의 감소 및 정체에 따른 불똥이 튄 곳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이다.
공공외교, 국외 한국학 육성 등 사업을 하는 재단의 주수입원이 여권 발급 때 부과되는 준조세 성격의 국제교류기여금이기 때문이다. 현재 10년짜리 여권은 1만 5천 원이 부과된다.
재단의 한 관계자는 "예산보다 수입이 적으면 국제교류기금의 원금을 잠식할 수밖에 없다"며 "재외동포재단에 대한 지원 부담과 함께 여권 발급 관련 수입 감소로 최근 몇년간 기금 원금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실제 2011년 여권 관련 수입은 380억 원이 들어와 예산보다 20.3% 적었다.
하지만 올해 예산에도 국제교류기여금은 482억 원으로 잡혀 계획치에 도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때 2천800억 원에 달한 국제교류재단의 자산은 1천600억 원대로 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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