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서울을 집어삼켰다. 지난 8일과 9일 서울·인천·경기와 강원 등 중부지방에 시간당 1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침수와 정전 등 엄청난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의하면 13일 오후 6시 현재 안타까운 사망·실종자가 19명으로 집계됐고, 수백명의 이재민과 수천채의 가옥 침수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해 우리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이번 서울지역에 내린 강수량은 1907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115년 만에 최고라고 한다.이런 엄청난 재난 현실앞에 지난 11일 사당동 수해 현장을 찾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행태는 참으로 기이했다고 한다. 참담한 자리에서 봉사 무대를 막장극으로 만든 “솔직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사진좀 잘 나오게”란 김성원 의원의 발언은 망연자실한 수재민들에게 너무도 처참하고 귀가차서 더 보탤 말도 없다. 수해 현장에서 여당의 투톱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눌러 쓴 녹색 새마을 모자는 김성원 의원의 발언으로 완전히 빛이 바랬다.우리나라 새마을운동은 어떻게 시작됐나요? 1969년 여름 수해 현장으로 급하게 향하던 박정희 전 대통령은 경북 청도군 신도리를 지나다 수해 제방 복구 작업을 하던 주민들을 발견하고, 특별열차를 멈춰 세웠다고 한다. 곧장 재해복구 현장으로 달려간 박 전 대통령은 진흙과 땀방울에 뒤범벅이 되면서도 서로 협동의 정신으로 힘을 합쳐 제방을 복구하던 마을 주민들을 위로 격려했다고 한다. 이듬해 4월 박정희 전 대통령은 “전국 마을이 청도군 신도리 마을처럼 되도록 하라”고 지시했고, 훗날 신도리는 새마을운동의 발원지가 됐다고 한다. 새마을운동을 둘러싸고 ‘관제다, 아니다’ 논란이 있지만 그 해 여름 기차를 멈추고 신도리 주민들에게 다가갔던 박 전 대통령의 마음만은 진심이었을 것이다. 국민의힘 투톱의 새마을 모자를 TV 화면을 통해서 보면서 진정성을 느꼈다는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 새마을 모자의 역사적 내력과 그 속에 담긴 진심의 무게, 그리고 김성원 국회의원의 헛발질이 극단적인 대비효과를 낳을 뿐이다.지구촌 기후변화로 이번 중부지방의 기록적 폭우는 앞으로 갈수록 잦아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한다.우리 경북·대구는 물론 상주도 예외일수가 없다.필자는 1980년과 1998년 상주시의 두차례 큰 수해로 막대한 재산과 수많은 인명피해를 입은 사실을 결코 잊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기후변화 시대에 대응할 새로운 재난대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자치단체들은 긴장감을 갖고 집중호우에 대비해야 한다. 수도권 사례에서 보듯이 반지하주택 등 취약계층이 살고 있는 곳에서 먼저 피해가 발생한다. 지역내 취약한 주거시설과 산사태 위험지구, 상습침수 지역에 대한 사전 점검은 필수다. 또한 재난사고에 대비한 제반 사항을 면밀히 점검하고 현장관리를 강화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예산과 각종 장비와 물품도 확보해 두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有備無患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