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이 차갑다 생각하지 않아요드높은 가을 하늘을 보고차갑다 생각한 적 없어요어려서 그렇게 배웠다고커서도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어요다른 사람에게 들은 말은/ 내 생각이 아니죠골목 깊은 곳의 파란 대문은/ 동네에서 제일 예쁜 파란색파란 나라 파란 몸 스머프는/ 내가 제일 아끼는 파란색파란색은 100가지도 1000가지도 넘어요어떤 파란색은 꿈속에만 있고어떤 파란색은 어떤 사람에게만 있고어떤 파란색은 저녁에만 있어요아직 아무도 본 적 없는 파란색도 있어요얼마나 많은 파란색이 발견될지누가 발견할지 나는 너무 궁금해요물감 뚜껑을 닫는 순간나와 당신의 파란색은더 이상 같은 색이 아니죠나는 내 마음속의 파란색을당신은 당신 마음속의 파란색을 볼 뿐이죠화가들은 자신만의 파란색을 가지려고일평생 색깔 속으로 여행을 떠나죠노랑에서도 빨강에서도 초록에서도/ 파란색을 가지고 나오죠내게 파란색을 좋아하냐고 묻지 마세요나는 어쩔 줄 모른답니다<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화려한 궁중 장신구 재료로 쓰는 파란색 물감을 파랑새의 깃털에서 뽑아서 썼다고 하는 조선시대에는 파랑새의 행복을 파란색에서 찾으려고 했던 것일까. 시인의 ‘파란색’도 그런 것일까. ‘화가들은 자신만의 파란색을 가지려고 일평생 색깔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고 할 만큼 파란색은 자신만의 감각을 가지고 있다. 다양(多樣)과 다채(多彩)와 깊이, 그리고 독특(獨特)이 어우러진 ‘파란색’… ‘쪽’ 색이라 표현되기도 하는 색감의 비밀스러운 매혹에 시인은 흠뻑 빠져 있는 듯하다.이덕무의 <*청장관전서> 안에 수록된 <앙엽기> 제7장 21번째<*철경록>에 보면 파랑, 초록, 빨강, 노랑에 해당하는 석청(石靑), 석록(石綠), 은주(銀朱), 석황(石黃) 등 각 재료의 특성과 제조법, 사용법을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읽어보고 싶은 책이기도 하다.쏟아지는 빗줄기 때문에 어둑침침이 가득한 나날들이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의 물난리에 가슴이 쓰라려 오고… 맑은 바람아, 어서 회색을 가져가고 푸른색을 가져다주렴. <박모니카>*청장관전서; 이덕무가 펴낸 백과사전 *철경록; 중국 원나라 말기 도종의(陶宗儀)수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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