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일 계수조정소위를 열고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재개했다.
지난달 22일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강행처리로 중단된 지 9일만에 예산심사가 재개됐으나 민주당의 불참으로 쟁점사항에 대한 심사는 미뤄지게 됐다.
한나라당 소속 정갑윤 국회 예결위원장(계수조정소위 위원장 겸직)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기국회가 끝나는 9일까지 예산심사를 마치려면 시간이 없다"면서 "오늘부터 계수조정소위에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비쟁점 감액심사를 시작키로 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의 불참에도 계수조정소위를 재가동하는 것에 대해 "여야 원내지도부를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며 "여야 지도부의 대화를 거쳐 다음주 월요일(5일)에는 민주당도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7명의 한나라당 계수조정소위 위원들과 자유선진당 임영호 위원은 각 상임위원회에서 여야 합의로 감액 의결한 예산항목부터 심사를 재개했다. 이는 복지ㆍ국방예산 등 여야 쟁점사항까지 함께 심사하면 민주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정 위원장은 개의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에도 동참을 요청했지만 참석하지 않아 유감"이라면서 "상임위에서 의결한 감액부터 심사하고 예결위 차원의 감액은 민주당이 들어오면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한미 FTA 강행처리에 대한 사과와 신뢰회복 조치 없이 정부가 제출한 예산을 감액ㆍ증액하는 계수조정소위를 재가동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예결위 민주당 간사인 강기정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보여주기식의 예산심사 재개는 여야 불신을 키우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에 단독 예산심사를 하지 말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한나라당이 FTA `날치기 처리`로 국회를 파행으로 몰아놓고도 정기국회 회기 중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것은 또다시 날치기 처리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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