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한국 사회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총체적인 검증과 반성에 직면하고 있다. 그런 사안 중에 하나가 교육이다. 박순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자진 사퇴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국정 혼선을 빠르게 수습하기 위해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본다. 박 장관은 초등학교 입학연령을 5세로 낮추는 학제 개편안, 외국어고 폐지 문제 등 민감한 이슈를 숙의 과정 없이 불쑥 꺼내 학부모 반발을 부르는 등 정책 혼선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휴가에서 복귀하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 등 위기 관리를 위한 조치라는 여론이다. 국회 교육위원회가 9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박 장관의 사퇴로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교육에 관한 한 국민 모두가 전문가라고 할 만큼 교육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의 관심은 지대하다. 왜 그럴까? 교육은 인간 이외의 존재와 비교할 때 아주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이런 측면에 주목한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무언가 알고자 하는 동물’이라고 했다. 이를 굳이 정리하자면 ‘인간은 교육적 동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정도로는 한국 사회에서 일고 있는 교육에 대한 전 국민적 열의를 설명하기 어렵다.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곱새기게 하는 까닭이다. 한국 사회의 교육열에 대해서 흔히 논의되는 것 중의 하나가 ‘한국 사회의 교육열이 오늘날 한국 사회를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되었다’라는 것이다. 천연 자원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인적 자원의 고급화가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해명은 사회 발전을 전체적으로 진단했을 때 설득력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개개인이 교육에 몰두하는 현상을 설명해주지 못한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온 국민이 교육에 목숨을 걸다시피 하는 것일까. 아마도 우리 사회에서 교육만큼 후천적 노력에 의해 자신의 지위를 확보하고 인생을 설계하기 쉬운 방법이 없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달리 말하면 우리 사회에서 그나마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영역이 교육 분야가 아니었는가 하는 것이다.그러나 이런 평가를 받고 있는 교육 분야가 역설적으로 숱한 의혹과 불신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끝없는 변화와 개선을 다짐한 분야이기도 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볼 때도 ‘국민 교육’이 체계적으로 시작된 지 불과 1백년이 채 안 된다. 그래서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하는 영국이나 독일, 미국도 교육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어 한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현재 우리의 교육 상황에 대해서 지나친 속단이나 편협한 진단은 금물이며 보다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사항이다.교육제도에는 국민 모두가 민감하다. 그만큼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직간접적으로 해당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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