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처음 봤을 때
봉긋한 가슴을 눈 여겨 봐두었지날 사랑하는 만큼당신을 파먹어야 하니까난 당신에게생살을 찢기는 아픔밖에 줄 게 없어지금은 사방이 막힌 빙하기당신의 늑골 속에 숨어 단잠을 자다가심심하면 손톱으로 그림을 그리지참나무 숲과 얼지 않은 강멈출 줄 모르고 뛰어다니는 아이들내 사랑당신은 나의 무덤이야 <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죽는 날까지 한결같이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으려면 얼마만큼 큰 사랑의 용광로를 지니고 있어야 될까. 서로가 가진 사랑의 크기거나 그만큼 크기의 그릇이 있다면 가능하겠다. 그대가 내 안에 들면 그럴 수 있겠다. 그대에게 먹이가 되어 줄 수 있을 만큼의 부피를 가지고 있으니 그럴 수 있겠다. 그만큼 넓이의 안식할 곳이 있고, 그만큼 깊이의 목을 축일, 마르지 않는 샘이 있으니 가능하겠다나의 빙하기일 때는 당신의 늑골에 들어가 단잠을 자다가 당신이 빙하기일 때는 내 늑골에서 잠들면 되겠다. 사랑의 묘책이 여기에 … 참나무 숲이 있어 푸르름이 있고 얼지 않는 강이 있어 메마를 틈이 없으니… 사랑 안에는 끝없이 자라나는 나무가 있어야 하지, 나무 같아야 하지. 그래야 푸른 숨을 쉴 수 있거든. 그 빛깔과 그 호흡을 닮을 수 있게 되니까. 나무에게는 얼지 않는 강이 꼭 필요해. 뗏목을 만들어 알 수 없는 곳으로 여행도 떠날 거다. 미지의 세계에 당도해 커다란 숨을 내쉴 거다. 심심할 겨를이 없겠네. 지루 할 시간이 없겠어. 그것이 사랑 법! 사랑은 지겨우면 끝이거든. 늘 싱싱하게 살아 있어야 하지. 시들해질 수가 없겠어. 둘이가 부족함을 느낄 때쯤 멈출 줄 모르고 뛰어다니는 아이들이 생겨 버렸어. 이제 사랑의 관심이 그 쪽으로 쏠리네. 무덤까지 갈 수 밖에 없겠어. 접수! 내 사랑. <박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