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화통신이 이례적으로 당국의 영화 검열을 비판하며 관영매체의 변화 바람에 편승했다.
신화통신은 22일 "본드 영화가 영화검열 개혁 요구를 부채질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상하이대학 영화TV학원 스촨(石川)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당국이 제멋대로 영화를 삭제하지 말고 검열 기준과 관련 법규를 만들어 기준에 맞춰 심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촨 교수는 중국 영화산업에서 검열 제도 자체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규제 당국은 영화 제작자의 아이디어를 존중해야 하며 임의로 영화 장면을 잘라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지난 21일부터 중국에서 개봉된 `007 스카이폴`은 폭력적인 장면 등이 삭제됐고 강제로 매춘에 종사하게 된 여자에 관한 대사가 변경되는 등 원판의 내용이 일부 훼손됐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외국 영화는 상영전에 광전총국의 검열을 받아야 하며 폭력이나 외설적인 장면은 물론 정치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는 내용은 삭제된다.
외국영화는 좀체 가위질을 피하지 못하며 이에따른 영화팬이나 영화산업종사자의 불만도 적지 않다.
영화팬들은 가위질 때문에 갑자기 장면이 바뀌면서 당혹감을 느낄 때가 적지 않으며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관람에 애를 먹는 경우도 있다고 신화통신은 비난했다.
신화통신은 리안감독의 영화 `색·계`는 중국 상영 때 무려 30분의 분량이 잘려나간 것으로 보도됐다고 덧붙였다.
신화통신이 정부당국의 영화 검열을 비판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이는 남방주말 사태 이후 인민일보와 중국중앙TV방송(CCTV) 등 관영매체에 변화 바람이 불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남방주말 사태후 인민일보는 공무원의 직무유기나 비리 등의 비판성 기사를 1면에 게재하면서 중국인의 시선을 끌고 있으며 CCTV는 일반인들이 실생활과 관련이 큰 보도의 비중을 대폭 키웠다.
관영매체의 변화는 중국인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지고 공무원의 부패나 특권 등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을 일부 수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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