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에 군인들의 피와 세금을 장기간 쏟아부어야 하는 소모전은 하지 않는다`
지난 21일(현지시간) 취임식에서 두 번째 임기를 공식적으로 시작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집권 2기 대외정책 핵심 키워드는 `장기 소모전 거부`라고 미국 공영라디오 NPR 인터넷판이 22일 진단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빈번하게 전쟁을 치러야만 지속적인 안보와 평화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님을 여전히 믿는다"고 말했다. NPR은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 같은 대규모 장기전에 될 수 있으면 개입하지 않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2기 안보정책 구상이 이 한마디에 집약돼 있다고 분석했다.
집권 1기때 시리아 내전이 격화하고 있음에도 지상군 파병에는 분명히 선을 그은 대목, 이란 핵시설 타격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이스라엘을 만류한 대목 등에서 소모전의 수렁에 빠져들지 않으려는 오바마 행정부의 기조는 이미 확인됐다.
여기에 더해 나란히 베트남전 참전용사 출신으로 `소모전`의 폐해를 체험한 존 케리와 척 헤이글을 국무·국방장관에 각각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NPR은 소개했다. 이들은 오바마 집권 1기의 외교안보핵심 인사들에 비해 대외 군사개입에 한결 비관적 태도를 보일 것으로 NPR은 전망했다.
그렇다고 이런 백악관의 기류가 해외 문제에 일절 개입하지 않는 `신(新) 고립주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NPR은 평가했다.
인류 역사의 흐름을 자신들이 이끌고 있다는 미국 정책결정권자들의 의식 상태를 말하는 `포토맥 열정`이 갑자기 사라질 리는 없다는 것이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만약 대통령이 정말로 세계적 현안을 다루지 않으려 한다면 그는 이란 핵무기를 용납할 수 없다는 말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란 핵무기 불용 원칙을 언급한 이상 군사적 행동을 포함한 행동을 해야 할지 모른다"고 말했다.
또 텍사스대학의 역사학자 제러미 수리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에 언급, "반(反) 개입주의 분위기라기보다는 장기 개입에 반대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즉, 2기 오바마 행정부는 장기 소모전은 피하되, 무인기(드론)와 특수부대를 이용해 해외의 테러조직 수뇌부를 제거하고 아프리카 북부 등에서 벌어진 내전에서 측면 지원을 하는 등 다른 형태로 개입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고 NPR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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