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힘을 잃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수도에서 후퇴해 지중해 해안의 근거지에서 끝까지 싸운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영국 선데이타임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슬람 알라위트파인 아사드는 다마스쿠스를 버리고 알라위트파 지역에서 "총알이 다 떨어질 때까지" 싸우는 "최악의 경우"를 준비하고 있다고 러시아의 한 소식통이 말했다.
시리아는 수니파가 다수지만 시아파의 분파로 전체 인구의 12%밖에 되지 않는 알라위트파가 정권의 핵심 요직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시리아 봉기가 일어난 이후 아사드를 여러 차례 만난 이 소식통은 산악 지형과 자신을 지지하는 주민들의 도움 덕분에 아사드는 알라위트파 지역에서 수개월 동안 계속 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알라위트파가 잘 훈련받았고 무장도 제대로 갖췄으며 끝까지 싸울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다른 중동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적어도 7개의 큰 알라위트 특수부대와 최소 1개 탄도미사일 부대가 이달 알라위트 지역에 재배치됐다. 이 소식통은 이 가운데 1개 특수부대와 미사일 부대는 화학무기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사드 정권은 내전 과정에서 레바논과 터키 사이에 지중해안을 따라 있는 알라위트파 근거지 동쪽의 여러 수니파 마을을 소탕했다. 또 경계를 따라 지나는 도로에 지뢰를 설치했으며 알라위트 지역으로 통하는 주요 도로를 모니터하고 있다.
최근에는 알라위트파 교도들이 다수 이곳에 들어왔다는 보도가 있었고 아사드가 이미 가족을 가문의 뿌리인 이 지역의 중심부 카르하다로 보냈다는 미확인 정보도 나왔다.
러시아 소식통은 아사드가 "무바라크가 가도 이집트는 남았다. 하지만, 내가 떠나면 시리아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면서 결코 근거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했다.
소식통은 이어 러시아는 정부군이나 반군 어느 한 쪽을 지원하려고 지상군을 투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중동 전문가 나딤 셰하디는 알라위트파 국가가 존속할지 회의적이다. 알라위트파만 따로 국가를 이룬다고 해도 북한과 이란을 제외하고 아랍권을 포함한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할 것이고 그는 말했다.
시리아 정권은 최근 보루였던 다마스쿠스와 알레포에서도 세력이 위축된 상태다.
반군은 16일 알레포 북부의 정부군 군사기지를 장악했으며 정부군은 이날 다마스쿠스의 팔레스타인 난민캠프를 전투기로 폭격해 민간인 최소 8명이 숨지게 했다.
이와 관련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시리아의 난민캠프 공격을 비난하면서 아사드 정권의 종말이 멀지 않았다고 예상했다.
한편, 파르크 알샤라 시리아 부통령은 정부나 반군 어느 한 쪽도 결정적 승리를 거둘 수 없다면서 시간이 갈수록 군사적 또는 정치적 해결의 길은 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7일자 레바논 알아크바르 신문 인터뷰에서 정부와 반군이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조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중동의 주요 국가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원국들의 중재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먼저 모든 폭력을 끝내고 강한 힘을 가진 거국적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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