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산업화 과정에서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생태적으로나 환경적으로 보호하고 보존해야 할 명소가 포클레인이 마구잡이로 파헤친 것도 완전히 부정할 수가 없는 게 사실이다. 산업화 과정에서 우리가 바라는 경제적인 결실을 얻었다고 해도 지금 생각해보면, 자연훼손을 가져왔다. 자연이 딱 한번이라도 훼손으로 가면, 이를 다시금 회복하고 원래의 상태대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노력에다 또한 경제적인 투자를 해야 한다. 더하여 훼손된 지역에 안식년을 거쳐야 한다. 이런 노력을 다한다고 해도 그때 그 모습을 다시 볼 수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지만 훼손된 지역을 복원하거나 노력조차하지 않을 수는 없다.
이 같은 노력의 일환으로 환경부가 전국의 명소 가운데서 생태적으로 유명하거나 자연 상태가 제대로 잘 보존된 지역을 선정했다. 이 같은 지역 선정 사업은 오는 2013년부터 최초로 실시하는 생태 지정제 시범사업이다. 이번에 생태 시범지역으로 선정된 지역을 보면, 울진 왕피천 계곡, 양구 DMZ 원시 생태투어, 곡성 생태습지 나들길, 남해 생태관광존, 제주 동백동산 습지 등 5곳이 최종 선정되었다. 이 가운데서 울진 왕피천은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울진 왕피천은 우수한 식생과 빼어난 자연 경관을 지니고 있어, 예로부터 왕피천에 ‘자연 그대로의 寶庫(보고)’라는 이름이 따라다녔다. 왕피천이 자연 그대로라는 이름에 걸맞게 산양, 수달, 흰꼬리수리 등 지금은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 동식물이 옛 모습 그대로 살아 숨 쉬고 있다. 천혜가 준 지역이다. 게다가 다양한 자연자원이 풍부하다. 그래서 벌써부터 자연생태 마을로 지정된 한농마을이 있다. 또한 유기농 체험, 산약초 교실, 유기농 웨빙 요리교실도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이 같은 생태보존ㆍ관광의 지정을 위해 환경부가 지난 7월부터 전국 14개시ㆍ도로부터 총 44개 지역을 우선 추천을 받았다. 그 다음에 서면 평가를 통해 12개 지역으로 압축했다. 이후 1차로 선정된 지역을 대상으로 지난 10월부터 11월까지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또다시 최종 선정을 위한 심사위원회를 열어, 울진군 왕피천을 생태 우수지역으로 최종 뽑았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자연환경보존법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법에 따르면, 생태관광 지역으로 선정된 지방자치단체에 생태관광기반 구축을 위한 재정 지원을 받게 된다. 또한 2013년 중에 생태관광 콘텐츠 개발 등을 위한 지원도 받는다. 울진군 왕피천이 생태보존이나 관광지의 하늘의 별로 뜬 것이다.
여기에서 울진군의 별이 된 왕피천을 개발하여 관광만을 위한다면, 왕피천은 곧 별에서 빛을 잃고 말 것이다. 관광을 한답시고, 생태지역에 관광만을 목적으로 개발만 한다면, 이는 되레 별이 된 것이 화근이 되는 쪽으로 가고 만다. 관광에 앞서 보존이다. 보존이되, 관광도 살펴야 한다. 관광객은 개발이 잘된 곳을 찾기보다는, 생태가 잘 보존된 지역을 더욱 선호한다고 봐야 한다. 생태보존과 관광은 두 바퀴 한 수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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