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금융사기와 스팸 광고메시지에 주로 악용돼온 속칭 `대포폰`을 대량 유통시킨 업자와 이를 이용한 전화금융사기 조직 일당이 무더기로 덜미를 잡혔다. 서울서부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김진숙)는 대포폰을 불법으로 개통해 대출 광고를 하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로 ARS 콜백시스템업자 송모(40)씨, 전화금융사기 총책 전모(28)씨, 알뜰폰 개통대리점 업자 임모(39)씨 등 10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070·1688 번호를 개통해준 A텔레콤 영업팀장 최모(41)씨등 1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2010년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스팸 메시지 발신용 번호로 070 인터넷 전화, 1688 대표번호, 알뜰(MVNO) 선불폰 등을 불법으로 개·유통하고, 이를 이용해 대출·성매매 등 광고메시지를 대량으로 보내 수수료 등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송씨 등 7명은 신용정보판매조직으로부터 사업자등록증 등 신용정보를 명의당 50만~70만원에 구매하고 이를 이용해 개통한 070 인터넷 전화 약 6만회선, 1688 대표번호 2천600여회선 등을 전화금융사기 조직에 판매했다. 이 과정에서 최씨 등 070, 1688 번호를 제공하는 기간통신사업자 영업직원들은 한 번에 대량 개통신청서가 접수됐음에도 불구, 대표자의 가입의사를 전혀 확인하지 않고 인터넷 전화를 개통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부터 개통이 시작된 알뜰폰(MVNO)도 스팸 발신 번호로 악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임씨 등 2명은 유효기간이 지난 외국인 명의의 여권을 1장당 3천원에 사들여 선불폰 총 6천회선을 개통해 전화금융사기 조직에 팔아넘겼다. 전씨 등은 사들인 발신용 번호로 불특정다수에 대출광고 등을 대량으로 보낸 뒤 함께 사들인 ARS 콜백시스템을 이용해 메시지를 보고 걸려오는 전화번호를 수집했다. ARS 콜백시스템은 인터넷 전화를 컴퓨터와 연결해 자동으로 전화를 받도록 하고 걸려온 전화번호를 컴퓨터에 저장해 정리하는 시스템이다. 이들은 수집한 번호로 다시 상담 전화를 걸어 대출해줄 것처럼 속인 뒤 선지급 수수료 명목으로 1인당 9만원에서 4천500만원까지 피해자 188명으로부터 총 5억3천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가 시작되면서 인터넷 전화 대량 개통이 줄어들어 스팸 메시지가 줄고 있다"라며 "전화개통 시 본인 확인 절차를 강화해 위반행위 적발 시 강력한 행정 처분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