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연말까지 매듭을 지을 것으로 예상됐던 포스코 그룹의 구조재편이 예기치 못했던 내외부적인 요인들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는 현재 70개인 계열사 가운데 비핵심 분야의 계열사를 16~19개 정도를 줄여 52~54개사로 축소하는 구조재편을 통해 재무건전성의 확보와 함께 대내외 경쟁력을 가다듬는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선언했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지난 10월경 포스코엠텍이 나인디지트와 리코금속을, 포스코켐텍이 포스그린과 포스칼슘을, 포스코에너지가 포항연료전지발전과 신안에너지를, 포스코AST가 포스코NST를 합병한 정도에 그치며 중점추진이 예상됐던 사업영역 중복 및 비핵심계열사들의 정리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포스코가 그룹의 구조재편에 속도에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예기치 못했던 지역 간 대립 조장 등의 외부적 요인들과 함께 부서 간의 잡음이 불거진 것 등의 내부적인 요인이 봉합되지 않은데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업영역이 중복되는 자회사의 합병설로 가장 큰 주목을 받았던 성진지오텍과 포스코플랜텍의 합병은 포항과 울산의 재계를 중심으로 지역 간 충돌현상을 야기하면서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또 최근 컴투게더와 JWT애드벤처 2곳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던 광고대행사 포레카의 매각은 포스코 전략 기획부서가 일방적으로 거래를 추진하면서 홍보업무를 두고 내부적인 잡음이 불거져 매각을 중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분매각을 예정했던 포스메이트인슈어보험중개와 포스화인과 함께 포스에코하우징, 포스플레이트, 송도SE 등 사회적기업의 기부 또한 소식이 없고 이외 대우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이 매각을 추진하는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도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는 등 전반적인 구조재편의 속도가 저하돼 있는 양상이다.
문제는 포스코의 구조재편 난항이 대외적인 신용등급 하락의 원인으로 이어지고 있다는데 있다.
업계는 국제신용평가사인 S&P와 무디스가 최근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강등한 것은 포스코가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회복하겠다고 한 약속이 좀체 진행이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포스코는 외부 차입을 통한 해외M&A 드라이브는 계속한 반면 약속했던 재무개선 계획은 차일피일 미뤘고 철강업황 침체로 실적마저 회복될 기미가 없자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강등했다는 설명이다.
이를 두고 포스코 관계자는 “신용등급 강등은 글로벌 철강사들의 공통적인 상황으로 최근 조강생산량 1위 아르셀로미탈도 S&P, 피치로부터 신용등급이 BB+, BBB-로 하향됐다”며 우려수준이 아님을 강조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은 걱정이 가득하다.
업계는 “포스코가 추진 중인 자회사 일부 매각과 비주력사업 계열사에 대한 통폐합 등에 대한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로 구조조정의 신속한 추진만이 현재 철강업황 침체의 골을 무난히 넘어서 국가를 대표하는 철강기업의 위상을 제대로 정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신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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