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투수’ 류현진(25)이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계약 기간 6년에 연봉 총액 3천600만달러(약 390억원)를 받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반가운 소식이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0일 공식 홈페이지에 “다저스가 한국인 왼손 투수 류현진과 계약했다”고 밝혔다. 박찬호가 1994년 한국 아마추어 선수로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이후 프로야구 선수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적은 있었으나 메이저리그에 직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욱이 연봉도 메이저리그 2, 3 선발급 투수들이 받는 수준이다. 매년 투구이닝에 따른 보너스까지 받는다면 연봉 총액은 6년간 4천200만달러에 달한다. 이 같은 연봉은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한 선수 중에서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6년간 6천만달러), 마쓰자카 다이스케(6년간 5천200만달러)에 이어 역대 세 번째에 해당하는 대형 계약이다. 류현진은 지난 1994년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 이후 한국인 선수로는 13번째로 메이저리그 무대에 설 기회를 잡았다. 박찬호가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로서 한국 야구 선수들의 미국 진출을 이끌었다면 류현진은 한국 프로야구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직행하는 길을 열었다는 의미가 있다. 지금부터는 많은 아마추어 유망주들이 미국 마이너리그에 진출하기 보다는 한국에서 자신의 진가를 입증한 뒤, 포스팅 혹은 자유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직접 진출하는 방안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류현진이 한국 야구에서 보인 활약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그는 데뷔 첫해인 2006년 신인 최다승 타이기록인 18승을 올리면서 다승, 평균자책점, 최다 탈삼진 등 투수 부문 3관왕을 차지하고, 최초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상(MVP)과 신인선수상을 동시에 거머쥐기도 했다. 국가대표로도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에서 빅리거급 파워를 갖춘 쿠바 타자들을 상대로 9회 1아웃까지 2점만 주는 특급 투구를 펼쳤다. 또 2009년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5경기에 등판, 1승과 평균자책점 2.57으로 활약하며 메이저리그 스카우터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보여 후배들에게 메이저리그 직행의 문을 더욱 넓혀주기 바란다. 물론 한국 야구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에 박수만 칠 수는 없다. 한국 야구팬들은 그만큼 좋은 선수들의 경기를 볼 기회를 다른 나라의 팬들에게 뺏기는 결과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좋은 환경에서 높은 대우를 받고 경기하기를 원한다. 더구나 야구경기 수준도 높아 스스로 배우면서 성장할 수 있다면 다른 나라의 야구리그에 진출할 기회를 마다할 이유가 없다. 한국 야구 발전의 관건은 선수들의 외국 진출을 막는 것이 아니라, 국내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경기하고 팬들이 더 편안하게 경기를 관람할 수 있도록 야구 관계자들이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다. 지난 1982년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는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따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에도 오를 만큼 선수들의 경기 수준이 향상됐다. 또 올해는 관중 700만명을 돌파하며 국내 최고의 인기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열악한 인프라를 개선하기 않고는 지속적인 발전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제 10구단 창단이나 야구장, 팬서비스 개선 등 저변을 넓히기 위한 구단과 지방자치단체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박찬호는 최근 은퇴를 발표하면서 한국 야구의 문제로 경영과 행정, 시스템의 문제들을 지적했다. 야구인들이 이 같은 문제들의 해결에 좀 더 관심을 쏟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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