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인사를 두고 만사라고 한다. 이는 인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여기에서 만사라는 뜻은 사람에 따라서 일의 성패가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인사가 잘못된다면, 이에 해당하는 기관은 그야말로 실패하고 만다.
대구시에는 5개의 공사ㆍ공단이 있다. 그런데 위의 인사를 두고서 낙하산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대구시의 고위직이 퇴직 때에 그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고 한다. 이게 바로 낙하산 인사라고는 하지만, 결코 낙하산 인사만이 아니다. 시민들을 위한 공사ㆍ공단도 아니다.
낙하산 인사라도 그 자리에 적당한 인사가 차지해야만 대구시의 모든 공사ㆍ공단이 제대로 돌아간다. 하여튼 공사ㆍ공단 인사를 두고 낙하산 인사라고 하니, 대구시의 공사ㆍ공단이 잘 될 수가 없을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다.
이 같은 낙하산 인사에 대해서 5개 공사ㆍ공단으로 구성된 ‘대구시투자기관노동조합’(이후 조합)은 단적으로 대구시의 낙하산 인사 음모를 즉각 중단하라고 지난 7일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발표에 따르면, 지긋지긋한 구시대적인 낙하산 인사의 고리를 끊어라. 그 대신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유능한 임원을 선임하라. 그동안 관례에서 벗어나 변화의 의지를 표명하며, 대구시의 대응에 예의주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조합이 이날 발표한 대로라면, 지금까지 공사ㆍ공단의 인사가 어떻게 돌아갔는지를 알 수가 있다. 대구시의 이에 대한 해명을 듣고 싶을 지경이다. 할 말이 없다면, 이게 사실로 굳어진다. 그러나 우리가 이를 결코 믿고 싶지가 않다.
조합은 이어 공사ㆍ공단 이사장과 사장 그리고 전무이사의 임용에 대구시 고위 간부 공무원의 퇴직 후 자리를 보장해주고 있다. 이게 전리품이라고도 했다.
게다가 임원 추천위원회(위원회)도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제 구실을 못한다면, 어디 위원회가 대구시 퇴직자들의 인사의 들러리인가. 더구나 대구시도 보이지 않는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 대구시가 압력이나 행사하는 자치단체인가를 묻는다. 또 이어 대구시의 고위직 승진인사의 숨통을 틔우는 일에 이용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조합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인사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적어도 전무이사라도 위원회가 제도 정착과 정상화를 바라고 있다. 이 말이 맞는다면, 위원회도 들러리에 지나지 않는다고 해야겠다. 말하자면, 들러리끼리 주고받는 인사이다. 여기에서 인사가 만능이 아니고, 들러리 인사라고 해야겠다.
또한 조합에 따르면, 지금까지 대구시 산하 공기업의 임원은 대구시 고위 공무원을 지낸 이사관 이하 서기관이 자리를 독식했다. 과연 독식했다면, 이게 인사가 아니다. 이를 반대하는 것이 결코 인사권자의 권한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 침해가 바로 정상화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침해할수록 인사 정상화이다. 되레 침해를 권장해야겠다.
또 조합은 공정한 인사 검증 절차의 제도 정착과 정상화, 책임 경영 체제 확립, 임원의 자체 승진, 이사장 인사권 보장을 요구했다.
위 같은 조합 측의 주장은 참 정당한 주장이다. 지금까지 조합이 주장한 것과 같다면, 대구시의 공사ㆍ공단의 인사는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조합의 주장에 한마디를 더 한다면, 대구시의 5개 공기업의 인사에서 공개 모집도 바람직하다. 경영의 전문성과 경영의 투명성을 담보할 인사가 어디 대구시 퇴직 고위 공무원뿐이겠는가. 이때에 대구시 퇴직 고위직도 응모하면 될 것이다. 인사에 말이 많으면, 그 인사는 결국 바람직하지 못하다.
대구시는 조합의 주장과 함께 공개 공모도 고려해 더 이상 말썽을 부리지 않아야 한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