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항생제도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다제 내성균), 이른바 ‘슈퍼버그`의 진화 계통이 영국 연구진의 조사 결과 확인됐다.
영국 웰컴생어 연구소는 2000년대 초 북미 지역에서 발생해 전 세계로 확산된 슈퍼버그가 당초 알려진 하나의 유전자 계통이 아니라 두 개의 다른, 그러나 밀접하게 연관된 계통을 따라 전파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과학저널 `네이처 제네틱스`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위험한 항생제 내성 세균(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MRSA)인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균(Clostridium difficile, C.diff)`이 하나의 `유전자 가계도`에서 수년 동안 다른 계통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웰컴 생어 연구소의 미아오 헤 연구원은 “2002년에서 2006년 사이에 영국, 미국, 캐나다와 유럽 지역의 병원에서 `C.diff` 감염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헤 연구원은 “우리는 이 박테리아의 두 가지 다른 유전자 계통을 찾아냈다. C diff의 두 가지 유전적 진화 계통인 FQR1과 FQR2는 모두 북미 지역에서 발생해 단기간에 전 세계 병원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1985년부터 2010년까지 전 세계 병원에서 채취한 `C.diff`의 DNA 샘플을 분석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두 가지 계통의 슈퍼버그는 각각 플루오로퀴놀로 항생제에 대해 저항성을 획득했다.
영국 런던대학 위생.열대의학 대학원의 브렌단 렌 교수는 "2000년대 초반까지 플루오로퀴놀로는 C.diff 감염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제였다. 그러나 이 슈퍼버그들은 강력한 항생제에 대한 저항을 획득했으며 이 저항성은 더 진화하고 지속성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통해 슈퍼버그가 얼마나 쉽게, 빨리 항공 여행과 병원 시스템의 연계를 통해 전파될 수 있는 지 드러났다.
FQR1 계통의 슈퍼버그는 2001년 미국 북동부 피츠버그에서 발생했다. 이 슈퍼버그는 곧 한국과 스위스로 퍼졌다.
FQR2는 2003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처음 발생했으나 확산 경로는 달랐다. 먼저 호주, 유럽 대륙과 영국에서 몇 차례의 감염 사례가 보고된 이후 북미 지역에 확산됐다.
2009년 통계에 따르면 C.diff 감염으로 미국에서만 연간 약 50만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이 중 1만5천-2만 명이 사망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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